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삼성·한화·롯데 빅딜 발목잡는 노조…현대중·대우조선·대우증권도

입력 2015-11-04 17:12:52 | 수정 2015-11-04 17:16:45

[미디어펜=이서영 기자] ‘집중과 선택’, ‘잘하는 것만 더 잘 하자.’.
‘못해도 좋으니 우리 밥그릇만 지키자.’ ‘회사는 회사, 나는 나.’.
‘집중과 선택’은 장기침체 국면에 접어든 불경기에 맞서 최근 대기업에 불고 있는 생존전략이다. 경기 불황에 따른 집중과 선택으로 경쟁력을 키워 잘하는 사업을 더 잘하자는 바람이 대기업간의 자발적인 인수·합병(M&A)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반해 노조는 ‘회사일 뿐 밥그릇부터 챙기자’는 이기적인 입장으로 곳곳에서 파열음이 일고 있다.

국내 대기업간 M&A의 물꼬를 튼 건 삼성그룹과 한화그룹이다. 삼성은 지난해 11월 한화그룹에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등 방산·화학 부문 4개 계열사를 1조 9000억원에 매각했다. 한화는 통 큰 빅딜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지만 결과 아직이다. 빅딜 발표 후 생긴 한화의 노조는 무리한 요구를 하며 세계적 화학과 방산 부문을 꿈꾸던 한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해 11월 빅딜 발표 직후 한화종합화학 노조가 결성됐다. 빅딜 당시 삼성에는 노조가 없었었지만 주인이 한화로 바뀌자 노조가 생긴 것이다. 노조는 ‘빅딜 반대’ 등을 주장하며 인수 과정에서 조합원 1인당 평균 5500만원에 이르는 거액의 위로금을 챙겼다.

   
▲ 대우조선해양도 올해 1~3분기에만 4조3003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채권단으로부터 4조2000억원의 자금 지원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노조는 구조조정에 반대하고 나섰다. 파업권을 놓고 채권단과 맞서던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결국 법정관리 검토라는 극약처방에 한발 물러섰지만 여전히 불씨는 살아 있다./사진=미디어펜
고용이 승계된 상황에서 노조는 거액의 위로금을 받아 챙겼지만 이에 만족하지 못하고 올해 임·단협에서 연 600%의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산입하고 300만원의 일시금을 지급할 것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화종합화학은 전신인 삼성석유화학 시절인 2012년부터 적자를 내왔다. 올해까지 치면 4년 연속 적자가 예상되지만 노조는 ‘빅딜’을 빌미로 임금 인상 요구를 굽히지 않고 있다.

노조는 올해 임금·단체협상 결렬을 이유로 지난달 15일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가 한화종합화학은 지난달 30일 울산공장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2일에도 울산공장은 가동하지 못한 채 다른 사업장인 대산공장은 사무직 직원들이 대체근무를 하면서 겨우 가동하고 있다.

방산부문인 한화테크윈 노조도 여전히 ‘금속노조 삼성테크윈지회’라는 이름을 쓰며 빅딜 당시 1인당 평균 4000만원의 위로금을 받았지만 여전히 한화 직원들의 사업장 출입 등을 방해하며 ‘원상복구’를 주장하고 있다. 회사 측이 노조위원장 해고 등 62명에 대한 징계로 대응하자 상급단체인 금속노조가 ‘불법탄압’이라고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삼성과 한화와의 빅딜에서만 노조가 발목을 잡고 나선 것은 아니다. 삼성은 지난달 롯데케미칼에 삼성SDI 케미칼,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등 화학 부문 3개 계열사를 3조원에 팔기로 결정했다. 삼성은 이로써 화학·방산 분야를 완전히 정리하고 전자와 금융, 바이오로 그룹의 성장동력을 집중할 수 있게 됐고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을 중심으로 하는 석유화학사업(18%)의 비중을 늘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삼성그룹이 지난주 롯데케미칼에 넘기기로 한 삼성SDI 케미컬부문의 여수공장 직원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는 등 매각 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업계에서는 위로금을 더 많이 챙기기 위한 노조의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매각 일정에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노동조합이 삼성·한화·롯데처럼 기업구조조정만 발목을 잡는 게 아니다. 일부 대기업 노조는 기업 내 자발적인 구조조정도 가로막고 나서면서 생존의 위협까지 받고 있지만 노조는 ‘나 몰라라’ 식이다.

지난해 3조2495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파업을 강행했다. 사측은 지난해 1~3분기까지 적자규모만 4조5105억원에 달해 임금 인상은 불가능하다고 설득했지만 노조는 기본급 12만7560원(6.77%) 인상안을 고수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회사 보유 주식과 부동산 처분을 주장하거나 대규모 적자에 음모론을 제기하며 사측과 맞서고 있다.

대우조선해양도 올해 1~3분기에만 4조3003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채권단으로부터 4조2000억원의 자금 지원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노조는 구조조정에 반대하고 나섰다. 파업권을 놓고 채권단과 맞서던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결국 법정관리 검토라는 극약처방에 한발 물러섰지만 여전히 불씨는 살아 있다. 특히 주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대우조선 직원 수를 현재 1만3000명에서 2019년 1만명 이하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제대로 이루어질지 의문이다. 대우조선 노조는 대규모 적자에도 불구하고 1인당 900만원 수준의 격려금을 받기도 했다.

KDB대우증권 노조도 산업은행이 매각을 결정한 이후 실력 행사에 나서고 있다. 대우증권 노조는 최근 한국투자증권 노조 등과 긴급 회동을 하고 한국투자증권의 대우증권 인수전 참여에 반대하는 연대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대우증권 노조는 입찰에 참여하는 증권사 노조원도 대규모 구조조정 위기에 처하게 된다는 연대투쟁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성명서에는 민주노총 소속인 신한금융투자, NH투자증권 노조도 참여했다.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