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서울역 고가 공원화부터 새 브랜드, 청년수당 지급 등 박원순 서울시장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들이 잇따라 논란이 되면서 서울시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20여조원에 이르는 내년 예산안 심사를 코앞에 두고 꼼꼼한 준비 없이 대형 사업들을 서두르면서 10월 한 달간 벌인 '일자리 대장정'은 잊히고 화살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 서울시-경찰, 서울역 고가 공원화 사업 놓고 '서로 다른 소리만'
서울역 고가 공원화 사업은 박 시장이 지난해 미국 뉴욕의 하이라인파크를 다녀온 뒤 구상을 시작, 침체한 서울역 일대를 보행로로 연결해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거대 프로젝트로 발전했다.
서울역 고가는 안전등급 D등급으로 철거 대상이었지만 보행로로 재활용해보자는 게 서울시의 구상이다. 상인과 주민도 처음엔 반대가 많았으나 오랜 시간에 걸쳐 상당수 설득했다.
이렇게 사업이 구체화하자 경찰과 문화재청에서 바로 제동이 걸렸다.
경찰은 고가를 공원화하면 차량이 진입할 수 없는데 그에 따른 대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문화재청은 사적 제284호인 옛 서울역사가 경관상 가려질 수 있다는 이유로 공원화 사업에 난색을 보였다.
특히 경찰과의 갈등은 극에 달한 상황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28일 경찰에 "29일 0시부터 고가를 폐쇄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바닥판 등 일부 시설을 철거하기 위한 사전 작업에도 착수했다.
그러나 경찰은 국토교통부 장관의 철거 승인이 있어야 심의를 할 수 있다는 처음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철거가 승인되지 않았는데 대체 도로를 이용하도록 신호체계를 바꿀 순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경찰 요청에 따라 이미 국토부에 문의했으나 국토부에서 고가 노선 변경과 차량 통제는 별개의 사안으로 국토부 소관이 아니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왔다"며 "경찰만 결정해주면 되는데 자꾸 엉뚱한 얘기를 한다"고 반박했다.
서울시는 부시장단에서도 서울청장에게 면담을 요청했으나 계속 반려됐다며 다음 주 시장이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고가 폐쇄 필요성을 호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 세부계획 없어 포퓰리즘 비난만 쏟아진 '청년수당'
서울역 고가 문제만으로도 골치 아픈 상황에 서울시는 5일 '청년수당'을 신설하겠다고 발표해 논란을 일으켰다.
만 19세 이상 29세 미만 저소득층 취업준비생에 월 50만원씩 지원하기 위해 5년간 총 5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청년수당은 박 시장이 공·사석에서 수차례 낸 아이디어이긴 했지만 기자설명회에서 발표한 내용은 추상적인 단어의 나열뿐이었다.
공공·사회 활동 계획서를 내면 심사해서 50만원을 주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서를 내야 하는지, 심사는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지, 50만원을 받기 위해 청년들이 또 다른 경쟁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
기자설명회에는 청년단체 관계자들이 함께 자리해 각박한 현실과 공공기관의 지원 필요성을 역설했지만 서울시의 세부 계획이 없어 공허한 외침으로 남았다.
게다가 서울시는 청년기본조례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복지부 등과 협의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지만 결국 복지부에서 제동이 걸리게 됐다.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일임에도 사전에 교감하지 않아 서울역 고가 사업에 이어 중앙정부와 연일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을 연출하게 됐다.
서울시는 과거에도 전통시장 살리기를 위해 대형마트 품목제한을 발표했으나 세부 대책이 없어 비판 여론에 휩싸인 바 있다. 당시에는 시민 의견을 더 수렴하는 등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번에는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 야당도 비판한 'I.SEOUL.U'…잇단 직원 비리까지
13년간 써온 'Hi Seoul' 브랜드를 버리고 시민 공모로 'I.SEOUL.U'를 새롭게 채택한 데 대해서도 비판이 많다. 박 시장이 소속된 새정치민주연합의 인사까지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공식 의견을 냈을 정도다.
박 시장은 새 브랜드 선포식 날 "서울시장의 권한은 없고 집단지성의 힘으로 결정됐다"며 "말은 쓰기에 따라 새로 창조되는 것이니 앞으로 잘 디자인하고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파리의 에펠탑이나 뉴욕의 브랜드 'I Love Newyork' 등도 처음에는 반대의견이 많았다며 시민이 스스로 재창조해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부에서는 '노이즈마케팅'에 성공했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서울역 고가·청년수당 문제와 함께 얽히면서 비판 여론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심지어 최근 서울시와 산하기관 직원들의 잇따른 비리도 구설에 오른다.
SH공사의 노조위원장과 간부 등 6명은 업체 관계자들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은 사실이 자체 감사에서 확인돼 2명은 직위 해제되고 나머지도 재감사 중이다.
인허가 업무를 담당한 본청의 6급 직원은 부인 계좌로 2200만원을 민원인에게 받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직원 6명도 시설물 관리 업체들로부터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뒷돈을 받아 2명은 구속되고 4명은 불구속 입건됐다.
서울시는 "법령상 구속되면 직위해제하고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해임한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작년 10월 1천원만 받아도 '아웃'시키겠다는 일명 '박원순법'을 발표한 서울시로서는 더 난감한 입장이 됐다.
새누리당에서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각종 정책을 묶어 "혈세로 치적을 쌓고 표를 매수하려는 '표퓰리즘'이자 박원순식 노이즈마케팅"이라며 공세에 나섰다.
이에 새정치연합 서울시당은 '박원순지키기특별대응팀'을 만들고 서울시도 내부 비상회의를 소집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