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2026년의 시작은 조인성에게 꽤나 뼈아프다. 혼신을 다한 노력이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인성의 절치부심이 사뭇 남다르다.
배우 조인성이 올여름, 영화 '호프'를 통해 배우 인생의 새로운 변곡점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류승완 감독과 다시 손을 잡으며 기대를 모았던 첩보 액션 영화 '휴민트'가 개봉 이후 17일 현재 관객 수 200만 명의 벽을 넘지 못하며 흥행 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조인성의 시선은 이제 7월 개봉 예정인 차기작 '호프'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조인성의 행보는 그야말로 ‘거장들과의 연쇄 작업’으로 요약된다. '모가디슈'와 '밀수'를 통해 류승완 감독의 페르소나로 자리매김하며 연타석 흥행에 성공했고, 디즈니+ '무빙'을 통해 글로벌 스타로서의 입지를 재확인했다.
올해 상반기 가장 기대작으로 불리던 영화 '휴민트'가 저조한 흥행 성적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 조인성은 7월 개봉 예정인 새 영화 '호프'를 다시 기대하며 절치부심하고 있다. 사진은 영화 '휴민트' 제작발표회 때 모습./사진=연합뉴스
하지만 큰 기대를 모았던 '휴민트'가 평단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극장가의 차가운 관객 반응에 직면하면서, 조인성에게는 분위기를 반전시킬 확실한 ‘한 방’이 절실해진 시점이다.
그가 절치부심의 마음으로 선택한 '호프'는 '곡성' 이후 나홍진 감독이 10년 만에 선보이는 연출작으로, 제작 단계부터 전 세계 영화계의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고립된 비무장지대 항구마을 ‘호포’에 정체불명의 존재가 찾아오면서 마을이 파괴될 위기에 처하고, 이를 막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SF 미스터리 스릴러다.
이 작품에서 조인성은 사냥꾼 ‘성기’ 역을 맡아 그간 보여준 세련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거칠고 원초적인 에너지로 스크린을 채운다. 특히 주목할 지점은 대한민국 대표 배우 황정민과의 연기 대결, 그리고 화려한 글로벌 캐스팅이다. 마을을 지키려는 경찰 ‘범석’ 역의 황정민과 조인성이 펼칠 팽팽한 긴장감에 더해, 할리우드의 연기파 배우들이 가세해 극의 밀도를 높였다.
먼저 2016년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대니쉬 걸'로 여우조연상을 거머쥐며 세계적인 반열에 오른 스웨덴 출신 배우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출연해 무게감을 더한다. 여기에 2022년 제79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에서 '본즈 앤 올'로 신인배우상에 해당하는 마르첼로 마스토야니상을 수상하며 할리우드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예로 떠오른 테일러 러셀까지 합류했다.
조인성이 출연하는 나홍진 감독의 '호프'는 조인성과 황정민, 그리고 정호연에 오스카를 거머줬던 스웨덴 배우 알리시아 비칸데르, 베네치아의 신인 출신 테일러 러셀 등도 포진했다. 사진은 '호프'의 캐스팅 프로덕션 사진./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나홍진 감독 특유의 치밀한 연출 아래, 국적을 초월한 이들이 빚어낼 연기적 시너지는 올여름 극장가 최대의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사실 영화 '호프'는 '휴민트'보다 먼저 촬영이 완료된 작품이다. 조인성은 '호프'의 촬영을 마치고 별로 쉴 틈도 없이 '휴민트' 촬영에 임했었다. 그런데 나중에 촬영하고 먼저 개봉한 '휴민트'가 아쉬운 성적을 냈던 것이다. 그러니 조인성의 절치부심이 남다를 수 밖에 없는 것.
아무튼 글로벌 톱스타들까지 가세한 '호프'는 조인성에게 단순한 흥행작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휴민트'의 흥행 부진이 남긴 실망감을 털어내고, 다시 한번 ‘믿고 보는 흥행 술사’로서의 명성을 입증해야 하는 시험대이기 때문이다.
사실에 근거한 치밀한 기획과 거장 나홍진의 감각, 그리고 조인성의 뜨거운 투지가 결합한 '호프'가 과연 7월 극장가에서 승전보를 울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