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기자수첩] 현실화된 '노조 리스크'…"기업 불안, 정부 중재 시험대"

2026-03-19 15:02 | 박준모 기자 | jmpark@mediapen.com

산업부 박준모 기자

[미디어펜=박준모 기자]기업들의 노조 리스크가 빠르게 확산히는 분위기다. 매년 노조들의 파업 움직임이 이어져 왔지만 올해는 노란봉투법 시행까지 더해지면서 산업 현장에서는 경영 불확실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노란봉투법으로 인해 산업계에서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원청의 교섭 확대다. 기존에는 기업들이 자사의 노조를 대상으로 교섭을 진행했지만 사용자성이 인정될 경우 하청노조들도 원청에 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됐다. 또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도 제한한다. 

실제로 노란봉투법 시행의 후폭풍은 거셌다. 시행 이틀 만에 하청노조 453곳이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공부문 근로자들도 정부를 상대로 단체교섭 요구에 나선 상태다. 

이 같은 변화는 기업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노란봉투법 시행 전부터 1년 내내 노조와 협상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이제는 현실화됐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게다가 하청노조뿐만 아니라 각사 노조의 압박도 심화되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는 성과급 정상화 등 정당한 보상 실현을 이유로 총파업을 예고했다. 지난 18일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 93.1% 찬성률로 쟁의권을 확보하면서 5월 총파업 가능성이 커졌다. 

매년 자동차·조선·철강산업 등에서 노조들의 투쟁이 이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도 기업들이 느끼는 노조 리스크의 체감 수준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는 평가다. 

노란봉투법으로 인해 기업들의 노조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노란봉투법시행 첫날인 10일 민주노총이 투쟁 선포대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미디어펜 박준모 기자



기업들도 하청·비정규직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자는 법의 취지에는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법 적용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현장에 적용되면서 갈등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특히 사용자성 판단 기준이 아직 명확하지 않아 혼란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노동위원회를 통해 빠르게 사용자성을 판단한다는 방침이지만 향후 법적인 분쟁까지 갈 수 있다는 불안감은 존재한다. 이에 산업계 내에서는 산업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려면 명확한 기준 정립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노사 간 분쟁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개입해 갈등이 장기화되는 것을 막는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 현재와 같이 교섭 범위가 확대되는 상황에서는 개별 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선을 넘어설 수 있는 만큼 이를 중간에서 조율해줘야 한다. 

아울러 산업 현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보완책 마련도 필요하다. 업종별 특성을 고려한 세부 기준을 마련하거나, 일정 기간 계도 중심의 유연한 적용을 통해 제도 안착을 유도해야 한다.

노사 관계가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도록 균형을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균형이 무너질 경우 갈등이 장기화되고 산업 전반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노란봉투법이 시행된 지 열흘이 지났다. 아직은 초기인 만큼 기업과 노조 모두 혼선과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빠른 정착과 혼란을 막기 위한 정부의 조정·중재 기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산업 현장이 노조의 무분별한 파업으로 인해 멈춘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근로자와 기업, 나아가 경제 전반으로 전가될 수 있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노란봉투법이 ‘갈등의 씨앗’이 될지, ‘노사 상생의 기반’으로 자리 잡을지는 결국 정부의 대응에 따라 판가름 날 것이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