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상조 업계가 항공과 숙박 인프라 구축에 직접적으로 나서면서 여행업에도 손을 뻗고 있다. 선수금이라는 풍부한 현금 유동성을 앞세워 여행 인프라를 갖추는 한편 여행사 의존도를 줄여 수익 창출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인천공항 1터미널에서 여행객들이 출국 수속을 밟고 있는 모습./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6일 업계에 따르면 대명소노그룹은 상조사 소노스테이션을 통해 여행업 인프라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모기업 소노인터내셔널의 리조트에 이어 티웨이항공까지 인수하며 '항공-숙박-상조'를 잇는 수직 계열화를 완성했다.
과거에는 상조사가 고객을 하나·모두투어 등 대형 여행사에 보내는 역할에 그쳤다면, 이제는 자사 인프라만으로 여행의 모든 과정을 해결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추세다. 외부 여행사 개입 을 줄여 수수료 유출을 막고 그룹사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웅진프리드라이프와 보람상조는 자체 브랜드인 '프리드투어'와 '보람크루즈'를 통해 여행사에 지불하던 수수료를 절감하고 고객 데이터를 직접 관리하며 정교한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교원라이프는 그룹 내 여행 브랜드 '여행이지'를 앞세우고 있다. 교육과 가전, 상조로 이어진 탄탄한 회원 네트워크를 여행이지로 연결해 마케팅 비용 없이 대규모 고객을 선점하는 구조다.
이처럼 상조사들이 여행 인프라 직영 구축에 적극적인 이유는 외부에 지불하던 수수료를 내부 수익으로 전환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수수료를 줄이고 리조트나 크루즈 등 자체 인프라 가동률을 높이면서 마진율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이를 두고 시장 일각에서는 전통 여행사가 상조사의 상품 공급처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상조사들이 진입한 영역은 기존 가입자 중심의 특화 시장으로,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전통 여행 시장과는 카테고리 자체가 다르다"며 "사업 구조가 별개인 만큼 실질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상조사의 영토 확장에는 재무 건전성 확보 차원도 있다. 상조사에 납부된 금액은 고객이 서비스를 이용하기 전까지 회계상 부채로 잡히지만, 고객이 장례 이 외에 여행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택하면 매출로 실현돼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에도 유리하다. 풍부한 자본을 확보한 상조사들이 단순 제휴를 넘어 항공·숙박 인프라를 직접 거느리는 직영 체제로 선회하고 있는 배경이다.
특히 지난해 3월 말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국내 상조업계의 총 선수금은 10조3348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조 가입자 수는 900만 명을 돌파했다. 대한민국 성인 5명 중 1명 이상이 서비스 가입자라는 소리다.
상조 시장은 지난해 말 기준 선수금 3조 원에 이르는 프리드라이프가 독보적 1위를 지키는 가운데, 1조6000억 원대의 보람상조와 교원라이프가 2위 자리를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대명스테이션(약 1조4000억 원)과 예다함(약 1조 원)이 뒤를 잇고 있다. 여기에 2024년 10월 코웨이 자회사에서 코웨이라이프솔루션을 설립하고 상조 시장에 진출하면서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상조업계가 라이프케어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여행 전환 상품을 강화하고, 여행업계 역시 신규 수요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 맞물리면서 양 업계 간 협업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전통 여행사와의 경쟁 구도라기보다 상호 보완적 성격이 강하다"며 "향후 소비자 니즈에 맞는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 경쟁력이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