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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세 “그날 밤, 단 하나의 변수라도 달랐다면...”

입력 2026-03-31 09:51:35 | 수정 2026-03-31 10:22:09
이석원 부장 | che112582@gmail.com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인정사정 볼 것 없다’, ‘형사 Duelist’ 등 독보적인 미장센으로 한국 영화계를 이끌어온 시네아티스트 이명세 감독이 카메라를 들고 현대사의 가장 뜨거웠던 밤으로 뛰어들었다. 

2024년 12월 3일,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렸던 비상계엄 선포와 그 저지의 기록을 담은 시네마틱 다큐멘터리 ‘란 12.3’이 만들어지게 된 이유에 대해 그가 직접 설명한 것이다.

이명세 감독이 시네마틱 다큐 '란 12.3' 제작의 배경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자료사진) /사진=연합뉴스


영화 ‘란 12.3’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회 안팎에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였던 이들의 숨 막히는 기록을 이명세 감독 특유의 예리한 감각으로 포착한 작품이다. 영화는 단순히 사건을 나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만약(If)’이라는 도발적인 가정에서 출발한다.

“그날 밤, 헬기가 제때 이륙했다면. 군인들이 서강대교를 넘었다면. 누군가 총을 발포했다면. 혹은 시민들이 국회 앞으로 모여들지 않았다면...” 영화가 던지는 이 질문들은 단순한 상상이 아니다. 단 하나의 변수만 달랐어도 역사가 뒤바뀔 수 있었던 절체절명의 순간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한다.

이명세 감독이 이번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된 배경은 지극히 시각적이고도 직관적이었다. 이 감독은 제작 의도를 밝히며 “계엄 직후 불안감이 감돌던 시기, 건물 주변을 맴도는 총을 멘 군인의 눈빛이 담긴 이미지를 본 순간 연출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그는 사건의 정치적 이면을 파고들기보다, 당시 현장을 지배했던 기묘한 공기와 시민들이 뿜어낸 역동적인 에너지를 스크린에 밀도 있게 옮기는 데 집중했다.

영화 '란 12.3'은 그날 일어날 수 있었던 수많은 변수에 대한 질문으로 진행된다. /사진=NEW 제공


특히 이번 작품은 이명세 감독이 시도하는 ‘시네마틱 다큐멘터리’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뉴스 화면이나 단순한 기록 영상의 나열이 아니라, 빛과 어둠, 그리고 현장의 소음과 침묵을 조율하여 관객이 그날 밤의 감각을 오감으로 체험하게 만든다. 이 감독은 “그날과 같은 일이 결코 되풀이되지 않도록 이 영화가 시대의 증언으로 오래오래 남길 바란다”는 소회를 덧붙였다.

영화는 비상계엄이라는 초유의 사태 앞에서도 주체적으로 ‘행동’하기를 택했던 평범한 사람들의 선택에 주목한다. 국회 담장을 넘던 보좌진들, 국회 앞을 메운 시민들, 그리고 갈등의 기로에 섰던 군인들까지. 영화 ‘란 12.3’은 그들이 만들어낸 팽팽한 시간의 기록이자, 2024년 12월의 겨울밤이 우리에게 남긴 질문이다.

한국 영화계의 거장이 포착한 그날 밤의 역동적 서사, ‘란 12.3’은 오는 4월 22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하여 관객들에게 뜨거운 질문을 던질 예정이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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