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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에 판 뒤집혔다"…전기차 '캐즘 탈출' 신호

입력 2026-04-06 15:35:05 | 수정 2026-04-06 15:39:10
김연지 기자 | helloyeon610@gmail.com
[미디어펜=김연지 기자]국제유가 급등과 도심 차량 운행 제한 등이 맞물리며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 한동안 수요 둔화로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국면에 머물렀던 전기차가 유지비 절감이라는 본질적 경쟁력을 앞세워 신차뿐 아니라 중고차, 렌터카 시장까지 전방위로 수요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6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2월 국내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는 처음으로 3만 대를 넘어섰다. 보조금 조기 확정과 가격 인하 경쟁, 고유가 영향이 맞물리며 수요가 급증한 결과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이후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전기차로 이동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9.9% 상승했다. 경유는 17.0%, 휘발유는 8.0% 각각 오르며 2022년 10월(10.3%) 이후 3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아이오닉 9./사진=현대차 제공



유류비 부담이 심화되자 내연기관차는 물론 그간 대안으로 꼽혔던 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제성 매력도 상대적으로 약화되는 추세다. 반면 전기차는 충전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고 세제 혜택과 공영주차장 할인 등 총소유비용(TCO) 측면에서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다.

완성차 판매 실적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확인된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올해 1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총 5만3343대로 전년 동기 대비 130% 증가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달에도 양사 합산 판매량은 2만3996대로 전년 동기 대비 약 두 배 늘었다.

브랜드별로 보면 기아는 지난달 1만6187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148.6% 증가했고, 현대차 역시 7809대를 기록하며 38% 성장했다. 수입차 시장에서도 전기차 판매 비중이 확대되는 가운데 테슬라는 올해 1분기 2만964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335.1% 증가, 수입차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전기차 수요 반등의 핵심 배경은 유지비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의 연료비 부담이 커진 반면, 전기차는 상대적으로 낮은 충전 비용과 각종 혜택을 바탕으로 경제성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도심 차량 2부제 등 운행 제한 논의까지 더해지며 전기차 선호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 과거에는 하이브리드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받았지만, 충전 인프라 확충과 주행거리 개선이 이어지면서 전기차로 직접 이동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전기차 수요 확대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중고차 플랫폼 '첫차'에 따르면 유가 급등이 시작된 지난 2월 말 이후 한 달간 친환경 차량 구매 문의는 전달 대비 약 24% 증가했다. 케이카 역시 3월 전기차 판매 대수가 전달 대비 29.5% 늘어나며 전체 판매 증가율(8.9%)을 크게 웃돌았다.

렌터카 시장에서도 전기차 쏠림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유류비 부담이 커지면서 단기 렌트 수요가 전기차로 이동하고 있지만 차량 확보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부 업체에서는 전기차 물량 부족으로 예약이 조기에 마감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업계는 이러한 흐름이 일시적 반등을 넘어 구조적인 수요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 정책과 유가, 충전 인프라 등 변수에 따라 변동성은 남아 있다"면서도 "고유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전기차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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