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용현 기자]미국과 이란이 휴전 이후 종전으로 이어지는 2단계 협상안을 전달받으면서 중동 지역 긴장이 완화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국제 유가에 따라 인상된 유류할증료의 경우 안정화까지 일정 기간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모습.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8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미국과 이란의 중재국인 파키스탄은 양측에 즉각적인 휴전 이후 최종 합의로 이어지는 방안을 제시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는 조건으로 2주간 이란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해당 영향으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은 한국시간 8일 오전 9시10분 현재 전장 대비 15.56% 급락한 배럴당 95.37달러를 나타냈으며, WTI 선물 가격은 트럼프 대통령이 2주간 휴전에 동의했다고 밝힌 직후 한때 91.05달러까지 밀리며 하락률이 19%에 달하기도 했다.
다만 이처럼 전쟁 종식 분위기와 함께 유가하락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음에도 항공업계에서는 유류할증료가 즉시 정상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과거 사례를 보면 전쟁 종료와 유류할증료 안정화 사이에는 시간차가 존재해왔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이라크 전쟁 당시를 보면 전쟁이 조기 종료 국면에 접어들면서 국제유가는 비교적 빠르게 하락했지만 국내 항공사의 유류할증료는 즉각 인하되지 않았다. 항공유 가격 반영과 내부 요금 조정 과정이 뒤따르면서 약 3~5개월의 시차를 두고 점진적으로 반영된 것이다.
가장 최근 사례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동일한 패턴이 반복됐다. 전쟁 영향으로 급등했던 유가가 2023년 들어 안정 흐름을 보였음에도 유류할증료는 즉각 조정되지 않았고, 수개월의 시차를 두고 단계적으로 인하됐다. 이는 전쟁 종료 여부와 관계없이 시장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시점까지 항공사들이 요금 조정에 신중하게 접근하는 구조를 보여준다.
이 같은 흐름은 유류할증료 구조 자체에서 비롯된다. 항공사는 실시간 유가 뿐 아니라 일정 기간 평균 항공유 가격을 기준으로 할증료를 책정하며, 이미 높은 가격에 구매한 연료 비용도 반영해야 한다. 여기에 전쟁 이후에도 남아 있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보험료 상승 등 이른바 ‘리스크 프리미엄’까지 고려되면서 인하 시점은 더욱 늦어질 수밖에 없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유류할증료는 국제 유가가 하락했다고 해서 곧바로 조정되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항공사들은 일정 기간 평균 항공유 가격을 기준으로 할증료를 산정하는 데다, 이미 높은 가격에 확보한 연료 비용도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인하까지는 시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재 역시 유류할증료는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국제선 기준 최대 30만 원을 웃도는 수준까지 올라 당시와 유사한 고점 구간에 진입한 상태다. 단거리 중심의 저비용항공사(LCC) 역시 수만 원 수준이던 유류할증료가 20만 원대까지 상승하며 소비자 부담이 크게 확대됐다.
특히 이번 상승 국면이 과거와 동일한 ‘고점 구간’에 해당하는 만큼, 향후 인하 시점 역시 과거와 유사한 시간차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설령 휴전이 성사되더라도 해협 운항 정상화, 이란 원유의 시장 복귀, 제재 완화 등의 절차가 단계적으로 진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업계에서는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유류할증료 인하가 시작되기까진 일정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협상 흐름대로 상반기 내 종전 분위기가 형성된다고 가정할 경우 실제 항공권 가격에 반영되는 체감 인하는 3분기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의미다.
업계 내 한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지정학적 변수는 단순히 전쟁 종료 여부만으로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 공급망 정상화와 시장 안정까지 이어져야 한다”며 “유가가 단기적으로 하락하더라도 항공사 입장에서는 변동성을 감안해 일정 기간 보수적으로 요금을 운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