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미·이란 간 휴전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가 소폭 반등하며 방향성을 잡지 못하는 등 변동성이 이어지고 있다. 중동 긴장 완화로 유가와 항공권 가격 안정에 대한 기대가 커졌지만 유가가 다시 출렁이면서 실질적인 운임 하락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이란 간 2주간 휴전 합의 이후 국제유가는 하락세를 보이는 듯했지만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지속되며 다시 소폭 상승하는 등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항공권 가격이 즉각 하락하지 않는 배경에는 항공유 가격 반영 구조가 있다. 항공유는 원유 가격 변동이 곧바로 반영되지 않고 정제와 유통, 계약 과정을 거치며 일정 기간 시차가 발생한다. 특히 항공사들은 유류할증료를 일정 기간 평균 유가를 기준으로 산정하는 구조를 적용하고 있어 단기적인 유가 변동이 곧바로 운임 인하로 이어지기 어렵다. 최근 한 달 사이 유류할증료가 급등하며 운임에 이미 반영된 상황에서 유가 하락분이 실제 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수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제주항공 B737-8 항공기./사진=제주항공 제공
여기에 중동발 긴장으로 흔들렸던 항공유 공급망 역시 변수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촉발된 공급 차질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정제·운송 과정의 병목이 해소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단순히 유가가 내려갔다고 해서 항공유 가격이 즉각 정상화되기 어려운 구조다.
환율 역시 강력한 하방 저지선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항공사들의 달러 기반 비용 부담은 최고조에 달했다. 항공유 결제는 물론 항공기 리스료와 해외 공항 조업료 등이 대부분 달러로 이뤄지는 구조상 환율 상승은 유가 하락분을 상쇄하고도 남는 수익성 압박 요인이 된다.
항공업계는 비용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비상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중동 지역 긴장으로 호르무즈 해협 통항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항공유 수급 차질 우려가 커진 데다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비용 구조가 급격히 악화됐기 때문이다. 일부 항공사들은 노선 감편과 투자 축소, 비용 절감 등 고강도 대응에 나서며 수익성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같은 비상경영 기조는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유가가 단기적으로 등락을 반복하는 상황에서 항공유 조달 환경이 안정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 환율과 수요 변수 역시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복합 위기 국면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급망 불안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을 경우 항공유 가격 변동성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휴전에도 불구하고 유가 변동성이 이어지면서 항공유 가격 안정 시점을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환율과 수요 변수까지 감안하면 당분간 항공권 가격을 적극적으로 내리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분간 비용 통제와 노선 효율화 중심의 비상경영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