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니어 전문기자] 독일 문화의 심장부 베를린이 한국 만화와 웹툰의 매력에 깊이 빠져든다.
주독일한국문화원(원장 양상근)은 오는 16일부터 5월 10일까지 베를린 전역에서 한국 만화의 역사를 조명하고 웹툰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알리는 대규모 전시 및 체험 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베를린의 대표적인 국제만화축제인 ‘코믹 인베이젼 베를린(Comic Invasion Berlin, 이하 CIB)’이 올해 한국을 주빈국으로 선정한 것을 계기로 마련됐다. CIB는 상업 만화부터 독립·예술 만화까지 폭넓은 장르를 아우르는 축제로, 올해는 주독일한국문화원을 비롯해 한국관광공사, 키다리 스튜디오 등 다양한 기관이 협력해 K-만화의 진면목을 선보인다.
독일 베를린에 한국의 만화방이 열린다. /사진=주독일한국문화원 제공
가장 화제를 모으는 프로그램은 한국 만화계의 거장과 대세 작가들이 총출동하는 ‘아티스트 토크’다. 먼저 4월 16일에는 글로벌 히트작 '이태원 클라쓰'의 원작자 조광진 작가가 무대에 오른다. 조 작가는 웹툰이라는 원천 콘텐츠가 드라마와 영화 등 다양한 미디어로 확장되며 하나의 거대한 IP(지식재산권)로 성장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들려줄 예정이다.
이어 4월 25일에는 ‘둘리 아빠’ 김수정 작가가 현지 관객과 만난다. 1999년 독일에 소개된 최초의 한국 애니메이션인 '아기공룡 둘리'는 현지 중장년층에게도 낯설지 않은 캐릭터다. 김 작가는 둘리를 탄생시킨 배경부터 한국 만화의 변천사와 함께해온 자신의 작품 세계를 공유하며 세대를 초월한 소통의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유럽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이색 체험 공간도 마련된다. 문화원은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에는 생소한 한국만의 독특한 문화인 ‘만화방’을 현지에 재현했다. 만화방은 단순한 독서 공간을 넘어 오늘날 한국이 세계적인 웹툰 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문화적 자양분이 된 곳이다. 방문객들은 한국어, 독일어, 영어로 제공되는 다양한 만화책을 읽으며 한국식 라면 등 만화방의 대표적인 먹거리도 함께 즐길 수 있다.
CIB 관계자들은 이번 행사를 위해 직접 한국을 방문해 김금숙, 문정인 작가 등을 취재하며 다큐멘터리 '만화의 나라, 한국을 그리다'를 제작하기도 했다. 축제 기간 동안 이 다큐멘터리 상영을 통해 한국 만화 산업의 생태계와 유럽에서 활동하는 한인 작가들의 역량을 심도 있게 소개한다.
양상근 문화원장은 “이번 행사는 일본식 용어인 ‘망가(Manga)’에 익숙한 유럽인들에게 우리 고유의 용어인 ‘만화(Manhwa)’와 ‘웹툰’의 정체성을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유럽의 만화 팬들이 K-콘텐츠의 뿌리인 만화와 웹툰의 매력을 직접 느끼고 한국 문화에 더욱 친숙해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베를린 국제만화축제는 아메리카 메모리얼 도서관과 베를린 통신박물관 등에서 분산 개최되며, 5월 10일 만화공모전 시상식을 끝으로 약 한 달간의 화려한 여정을 마무리한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니어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