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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대신 향수”… 패션업계 ‘효자’ 된 프리미엄 향수

입력 2026-04-18 10:00:50 | 수정 2026-04-18 10:00:37
김견희 기자 | peki@mediapen.com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국내 패션 기업들이 경기 침체에 따른 의류 소비 위축을 프리미엄 향수로 돌파하고 있다. 단가 대비 마진율이 높은 럭셔리 향수 브랜드를 뷰티 사업 전면에 배치하면서, 의류 부문의 부진을 상쇄하고 수익성을 방어하는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SI)이 국내 독점 판매하는 향수 브랜드 딥디크의 클래식 캔들./사진=신세계인터내셔 제공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패션 기업 중 가장 선제적으로 향수 사업에 나선 신세계인터내셔날(SI)은 전체 코스메틱 부문 매출의 약 60% 이상을 향수 카테고리에서 거두고 있다. 딥티크와 바이레도, 산타마리아노벨라 등 글로벌 니치 향수 브랜드의 국내 독점 판권을 선점한 결과다.

통상적으로 니치 향수는 영업이익률이 일반 의류(한 자릿수)보다 월등히 높은 20~30%대에 달해 패션 기업들의 핵심 수익원으로 안착했다. 불황기일수록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사치를 즐기려는 '스몰 럭셔리' 수요가 향수로 몰리며, 의류 매출 부진을 보완하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에는 홈 프래그런스 카테고리도 강화되는 추세다. 신체에 향을 입히는 향수 제품을 넘어 공간을 향기로 채우려는 수요를 겨냥한 것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국내 독점 판매 중인 니치 향수 브랜드 딥티크는 최근 브랜드의 상징인 '클래식 캔들'을 60년 만에 전면 리뉴얼 출시하며 시장 지배력 강화에 나섰다. 캔들이뿐만 아니라 차량용 방향제와 샤세(향기 주머니) 등 생활 밀착형 카테고리를 다양화하고 있다.

LF가 수입, 판매하는 프랑스 뷰티 브랜드 오피신 유니버셀 불리 향수./사진=LF 제공



LF가 수입·판매하는 프랑스 뷰티 브랜드 '오피신 유니버셀 불리(이하 불리)' 역시 제품 영역을 니치 향수에서 바디케어와 리빙 전반으로 확대하며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진화하고 있다. 알코올 대신 수용성 베이스를 적용한 워터 기반 향수의 특징을 다양한 제품군으로 넓혀 소비자 접점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불리의 카테고리 확장에 대해 LF 관계자는 "향을 넘어 바디, 리빙 전반에서 일관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해 프리미엄 웰니스 라이프스타일을 아우르는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매출 지표도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3월 기준 불리 바디케어 제품군 골고루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가운데 바디워시 매출은 전년 대비 16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기 향수를 바디 제품과 함께 동시 구매하는 소비가 늘면서 고객당 평균 구매 금액(객단가) 역시 전년 대비 약 35% 상승했다. 

패션 기업들이 향수 사업 포트폴리오에 집중하는 이유는 수익성이 높고 관리가 용이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의류는 계절성이 강해 재고 관리 난도가 높고 트렌드 변화에 민감하지만, 향수와 바디케어 제품은 유통기한이 상대적으로 길고 계절을 타지 않아 부담이 적다. 또 오프라인 매장의 단위 면적당 매출도 의류보다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도 기업들이 뷰티 사업을 확장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 기업들에게 프리미엄 향수가 핵심 캐시카우(수익창출원)로 자리하고 있다"며 "향을 기반으로 한 카테고리 확장은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고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가장 효율적인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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