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용현 기자]7월부터 전기차 보조금 체계에 정성평가 요소가 도입되면서 국내 전기차 시장의 경쟁 구도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수입 전기차 판매 확대 과정에서 보조금 재원이 해외 브랜드로 집중되는 구조가 나타난 가운데, 제도 개편 이후 국산차 중심으로 유불리가 재편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전기차 보급사업 수행자 평가 지침을 공개하고 “차량이 아니라 제조사를 평가해 보조금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핵심은 전기차 제조사의 국내 기여도와 인프라 구축 수준에 따라 보조금을 차등 지급하는 구조로 전환하는 데 있다. 이에 따라 오는 7월부터 기후부 인증만 통과하면 보조금을 지급하던 기존의 보편적 지원 체계는 국내 기여도 등을 평가하는 선별 지원 방식으로 바뀌게 된다.
새 평가 기준에 따르면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 선정은 총 120점 만점 기준으로 80점 이상을 획득해야 한다. 평가 항목은 정량 평가 40점, 정성 평가 60점, 가점 20점으로 구성된다. 특히 정성 평가의 경우 기후부가 선정한 전문가가 제조사의 국내 시장 대응 역량과 인프라 수준 등을 직접 평가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정성 평가 비중이 높은 구조인 만큼 국내 생산 및 서비스 기반을 갖춘 제조사에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해외 제조사의 경우 서비스 네트워크와 국내 기여도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수입차업계에서는 이번 제도 변화가 단기간 내 대응 여지가 크지 않은 구조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보조금 평가 방식이 가격이나 성능 중심에서 서비스 네트워크, 국내 시장 대응 역량, 산업 기여도 등 정성 요소로 확대되면서 기존에 구축된 인프라 수준이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BYD 등 국내 시장 진입 기간이 짧은 브랜드의 경우 상대적으로 불리한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관측 역시 나온다. 서비스센터 구축, 부품 공급망 확보, 고객 대응 체계 등에서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단기간 내 점수 개선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 국내 완성차 업체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구조에 놓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생산 시설과 서비스 네트워크, 부품 공급 체계가 이미 국내에 구축돼 있는 만큼 정성평가 항목 전반에서 안정적인 점수를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제도 개편이 단순한 보조금 조정이 아니라 시장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 변화로 보고 있다. 보조금이 소비자 가격을 직접 낮추는 역할을 하는 만큼, 평가 기준 변화는 곧 차량별 가격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전기차 보조금은 차량 1대당 지급되는 구조로 운영되기 때문에, 판매량이 많은 브랜드일수록 보조금 지급 건수와 전체 수혜 규모가 함께 증가하는 특징이 있다. 이에 따라 여기에 정성평가 요소가 추가되면서 브랜드별 서비스 역량과 국내 기여도가 향후 보조금 배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개편안으로 인해 소비자 선택권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정 기준이 강화될 경우 브랜드 간 경쟁이 왜곡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정부는 시장 혼선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세부 기준을 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완성차업계 한 관계자는 “정성평가 비중이 높아지면 단순한 가격 경쟁력보다는 국내 시장에서의 운영 기반과 서비스 역량이 중요한 평가 요소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며 “브랜드별로 대응 여력 차이가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영향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