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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순천만 습지…기후위기 시대, 녹색전환의 도시모델로 키운다

입력 2026-04-23 13:42:00 | 수정 2026-04-23 13:45:33
이소희 기자 | aswith5@mediapen.com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미래 탄소중립의 자산으로 평가되고 있는 갯벌, 그중에서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한국의 갯벌’로 등재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은 순천만이 녹색 전환의 지역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순천만 습지는 생태를 적극 보존하고 복원해 생태적 지속 가능성을 실현하고 있다./자료사진=순천시



세계 지구의 날(4월 22일)을 기념해 지난 20일 개막된 ‘녹색대전환(GX) 국제주간’ 행사가 열리는 전남 여수 엑스포에서 자동차로 30분 남짓 걸리는 순천만을 찾아 생태보전과 경제성장을 결합한 선순환 사례의 의미를 되짚어봤다.

순천시는 순천만을 단순한 보호 대상이 아닌 미래세대를 위한 탄소중립 자산으로 키워가고 있다고 했다. 

올해 2월 서울대 블루카본사업단, LG전자와 함께 ‘블루카본 생태계 조성 및 탄소중립 공동 이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순천만 갯벌 약 1500㎡를 대상으로 염생식물의 생장과 탄소흡수 효율을 검증하는 실증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순천만의 생태적 가치와 기후대응 기능을 함께 강화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순천만은 또 국내 기초지자체 중 최초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회원으로도 가입됐다. 국내 연안습지 최초로 람사르협약에 등록됐으며 국제두루미재단 등에서도 글로벌 생태도시로 이미 평가받고 있다.

순천만 갯벌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농게./자료사진=순천시


순천만 습지를 찾은 흑두루미./자료사진=순천시



이는 해마다 월동하기 위해 순천만 일대를 찾아오는 흑두루미가 증명하고 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천연기념물 지정 제228호인 흑두루미는 갯벌과 강 하구, 농경지 등 다양한 형태의 습지에서 활동한다.

1996년 80여 마리에 불과했던 두루미는 지난해 관측 결과 약 7000마리로 개체수가 95배가 늘면서 자연 서식 환경이 온전히 보전된 바야흐로 생태 건강 도시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순천만도 1980년대를 지나면서 산업화로 인한 도시 확장으로 무분별한 건축물과 오염원이 늘어났고 골재 채취와 갯벌을 훼손하는 낚싯배, 모터보트 등으로 한동안 몸살을 앓기도 했었다. 

그러다 2003년 순천만 갯벌 28K㎡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 이를 계기로 20여 년 전인 2007년 ‘자연을 중심에 둔 생태도시로의 길을 선택했고, 도시와 연결된 보전이용계획을 수립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에 2016년에는 주변 논습지, 강하구 등 내륙습지 5.3㎢가 추가 등재돼 연안과 내륙이 통합 관리되는 세계적 모델로 자리 잡았다.

2003년부터 순천만의 역사를 지켜봐 왔다는 황선미 순천만보전팀장은 “주변 환경저해시설이 철거됐고 갈대숲 인근 식당들과 주차장이 사라지고 인근 전봇대 200여 개 등이 뽑히면서 다시 생명의 터전으로 복원됐다”면서 “현재는 생태 자연 서식지이자 저서동물의 보고로 불리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순천만 갯벌은 철새이동경로(EAAF)의 핵심 거점으로, 흑두루미를 비롯한 노랑부리저어새, 큰고니, 알락꼬리마도요 등 국제적 보호조류 48종을 포함해 총 250여 종의 조류가 관찰되는 세계적인 철새 서식지다. 

황 팀장은 “10월 중순이면 날아오는 두루미 떼의 장관을 볼 수 있다”며 “지금은 월동을 지나 대양주로 모두 날아갔지만 흑두루미 한 쌍이 아직 순천만에 남아있다”고 했다. 이유인즉, 평생을 해로하는 종의 특성상 몸이 아픈 한 마리를 그 짝이 지키고 있어 순천에서 이들 한 쌍을 특별히 관리하고 있는 중이라는 설명이다. 

순천만 습지는 물길로도 둘러볼 수 있다. 통통거리는 오래된 목선을 타고 천천히 친자연적인 갈대숲을 조망하면서 망원경을 통해 종종 나타나는 물새들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이제는 인근 주민들이 먼저 “갈대는 ‘블루카본으로 보존해야 할 자원”이라며, 매년 봄철 갈대 새순이 자라기 전 전통방식으로 갈대를 베어내고 다시 심는가 하면 탐방로 주변의 갈대 울타리와 갈대지붕을 정비하는 등 생태복원과 일자리 창출을 통한 주민 참여형 공동체로의 자부심도 키워나가고 있다. 

마을주민들이 갈대성장을 위해 매년 봄철에 작년 묵은 갈대를 제거하고 있다./자료사진=순천시



다만, 아쉬운 점 한 가지는 경유로 운영되는 낡은 목선 대신 친환경 선박 도입을 고려하고 있지만 부족한 예산에 도입이 늦어지고 있는 부분이다. 

순천시 관계자는 “여수에서 GX가 녹색전환의 방향을 논의하는 국제적 무대라면, 순천만은 그 전환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보여주는 실천의 공간”이라면서 “자연유산 보전과 탄소중립, 시민참여를 결합한 순천형 녹색전환 모델을 발전시켜 국제사회와 공유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순천시는 블루카본 확대, 종 보전, 습지 복원, 주민 참여를 기반으로 기후위기 시대의 새로운 도시모델을 만들어 가겠다는 방침이다.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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