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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않았다면 경유 2800원”...4차 최고가격 ‘동결’ 결정

입력 2026-04-23 19:01:00 | 수정 2026-04-23 18:48:58
유태경 기자 | jadeu0818@naver.com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정부가 불안정한 국제유가 흐름과 중동 전쟁 장기화 속에서 석유 제품 가격을 현 수준에서 묶어두기로 했다. 정부는 최고가격제를 시행하지 않았을 경우 경유 가격이 리터당 최고 2800원에 육박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으며 최고가격제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산업통상부는 오는 24일 0시부터 향후 2주간 적용될 '제4차 석유 최고가격'을 지난 2·3차와 동일한 수준으로 동결한다고 23일 발표했다./이미지 생성=chatgpt



산업통상부는 오는 24일 0시부터 향후 2주간 적용될 ‘제4차 석유 최고가격’을 지난 2·3차와 동일한 수준으로 동결한다고 23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국내 판매 가격 상한선은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으로 유지된다.

최근 2주간 싱가포르 국제 석유제품 가격(MOPS)이 휘발유 8%, 경유 14%, 등유 2% 각각 하락하며 인하 요인이 발생했다. 그럼에도 산업부가 인하가 아닌 동결을 택한 건 여전히 국제유가 불안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성급한 가격 조정보다는 수급 위기에 따른 수요 관리 필요성이 더 높다고 판단해서다.

특히 석유 제품이 소비자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4.66%)이 크고,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125.24)가 4년여 만에 최대 폭(1.6%)으로 상승하는 등 인플레이션 압력이 거세진 점도 작용했다. 통상 생산자물가지수는 1-2개월 후 소비자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남경모 장관정책보좌관은 “국민 부담 경감을 위해 정부가 일정 부분 책임을 분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고유가로 인한 물가 상승 부담을 사전 차단하기 위한 비상 조치”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가 4차 최고가격 산정 과정에서 정유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최고가격제가 시행되지 않았을 경우 주유소 소매가격은 휘발유 2200원 내외, 경유는 2700-2800원, 등유 2500원 내외에 달했을 것으로 추산됐다. 즉 최고가격제를 통해 리터당 최소 수백 원에서 많게는 800원 이상의 가격 억제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남 보좌관은 “공급 가격 인상분이 주유소에 서서히 반영되고 있지만, 현재 인상될 요인은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최고가격제로 인해 정유사가 입게 되는 손실에 대해서는 원가를 기준으로 정부가 100% 보전한다. 산정은 정유사가 주장하는 국제가격과의 차액(기회비용)이 아닌 실제 원가와 최고액 차이를 보전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각 정유사가 최고가격제 시행일인 3월 13일부터 6월 말까지의 손실액을 자체 산정해 회계법인 검수를 거쳐 제출하면, 정부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최고액 정산위원회를 통해 검증 후 분기별로 보전할 계획이다.

추경을 통해 편성된 약 4조2000억 원의 예비비가 충분할지에 대해 정부는 “현재로선 손실 규모를 정확히 추산하기 어렵다”며 “상황에 맞춰 기민하고 유연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했다.

에너지 소비 절감 역행 우려에 대해서는 “지난 3차 당시 국제 유가 상승분에도 가격을 올리지 않았던 점을 고려할 때 이번 동결은 사실상 가격 인상 효과를 통해 소비 절감을 유도하는 측면이 있다”고 답했다.

한편 정부는 향후 중동 상황이 안정되고 국제유가가 정상화될 경우 최고가격제 폐지를 검토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다만, 현재로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불확실성이 커 논의하고 있지 않다고 못 박았다.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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