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북유럽의 고풍스러운 정취가 가득한 스톡홀름의 밤, 차가운 공기를 뚫고 한국의 역동적인 에너지가 도시 전체를 화려하게 수놓았다.
스웨덴 최대 야간 문화 축제인 ‘스톡홀름 문화의 밤(Stockholm Kulturnatt)’과 연계해 펼쳐진 ‘2026 스톡홀름 한국 주간’은 단순한 문화 소개를 넘어, 한국의 전통과 현대 산업 역량이 예술이라는 보편적 언어로 승화되어 북유럽 심장부에서 강렬한 울림을 전했다.
주스웨덴한국문화원은 이번 행사를 통해 K-컬처를 북유럽 주류 문화로 안착시키는 동시에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를 현지인들에게 깊이 각인시키며 공공외교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밝혔다.
‘스톡홀름 문화의 밤(Stockholm Kulturnatt)’과 연계한 ‘2026 스톡홀름 한국 주간’에 참가하기 위해 주스웨덴한국문화원에 줄을 선 스톡홀름 시민들. /사진=주스웨덴한국문화원 제공
한국 고유 전통 중 하나인 고사를 재현했다. /사진=주스웨덴한국문화원 제공
이번 행사의 백미는 단연 이규한 작가의 기획전 'Border'와 연계된 ‘고사(GOSA)’ 퍼포먼스. 맥도날드 포장지로 정교하게 제작된 병풍을 배경으로, 실제 고사상 위에 맥도날드 햄버거 세트를 올린 채 진행된 고사는 현지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한국의 전통 기복 문화와 현대 소비사회의 상징인 글로벌 브랜드의 만남은 스톡홀름 시민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퍼포먼스에 직접 참여한 한 스톡홀름 시민은 “한국의 전통 풍습이 스웨덴이 중시하는 상생과 협력의 가치와 맞닿아 있는 것 같아 정서적 유대감을 느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어 진행된 한식 테이스팅 행사 역시 고사상의 의미를 미식으로 풀어내며 한국 식문화의 매력을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전시의 중심축인 이규한 작가는 에르메스, 구찌 등 럭셔리 브랜드와의 협업은 물론, 루이비통의 퍼렐 윌리엄스와 BTS 제이홉 등이 주목하며 국제적 명성을 쌓아온 인물. 그의 작품은 미국 덴버 아트 뮤지엄에 소장될 정도로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문화원의 다양한 체험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현지 시민들. /사진=주스웨덴한국문화원 제공
이번 전시에서 이 작가는 맥도날드와 이케아의 포장지, 영수증 등 ‘소비의 흔적’을 해체하고 재구성해 한국 사회의 역동적인 성장 서사와 근원적 가치를 시각화했다. 일상의 소비재가 간판 조형물과 조명 설치 작품으로 변모하는 과정은 한국 근현대사의 기억을 일깨우는 동시에, 정신적 가치를 중시하는 북유럽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단순한 관람을 넘어 이번 주간은 한국 문화가 지닌 ‘산업적 잠재력’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기도 했다. ‘아티스트 토크’ 등 전문가 세션을 통해 한국의 전통 미감이 어떻게 현대 산업 디자인과 결합해 높은 시장 가치를 창출하는 지가 공유되었다. 이는 현지 디자인 및 예술 관계자들에게 K-컬처가 미래 핵심 성장 산업으로서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 대목이다.
문화원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스웨덴 공예센터, 스톡홀름 예술대학 등 현지 주요 기관과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우리 아티스트들의 북유럽 진출 기반을 더욱 탄탄히 다졌다.
유지만 문화원장은 “이번 한국 주간은 스톡홀름 시민들에게 한국의 근현대사와 산업 역량을 예술로 전달하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며 “앞으로도 참여형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공감대를 넓혀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