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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711마력이 주는 짜릿한 일상…도로 위 완벽주의자 '포르쉐 911 터보 S'

입력 2026-04-25 10:04:02 | 수정 2026-04-25 10:03:48
김연지 기자 | helloyeon610@gmail.com
[미디어펜=김연지 기자]빠른 차는 많다. 하지만 속도와 편안함이라는 상충하는 가치를 하나의 그릇에 담아내기란 쉽지 않다. 포르쉐 911 터보 S는 이 두 가지를 완벽하게 조화시킨 고성능 슈퍼카다. 포르쉐의 아이콘인 911 라인업 중에서도 최정점에 서 있는 신형 911 터보 S는 단순한 스포츠카를 넘어선 기술력의 집약체다. 수치상으로는 '괴물'에 가깝지만, 실제 주행에서는 그 어떤 모델보다 정교하고 세련된 드라이빙 경험을 선사했다.

포르쉐 911 Turbo S 정면./사진-김연지 기자


최근 서울과 경기 도심 일대에서 약 200km를 주행하며 911 터보 S를 경험했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3.6L 수평대향 엔진 기반 최고출력 711마력(523kW)을 발휘하는 911 터보 S 쿠페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2.5초, 최고속도는 322㎞에 달한다. 8단 포르쉐 더블 클러치(PDK)와 사륜구동 시스템이 기본으로 적용됐고 차량 가격은 기본 3억4270만 원이다. 시승차는 오크 그린 메탈릭 네오 외장 컬러와 PCCB(포르쉐 세라믹 컴포지트 브레이크), Burmester 하이엔드 오디오 등 일부 옵션이 추가돼 약 3억8370만 원 수준이다. 

첫인상은 강렬하면서도 우아했다. 외관은 전형적인 911의 실루엣을 유지하면서도 터보 S 특유의 넓은 차체와 공력 성능 중심 설계가 반영됐다. 낮고 넓게 깔린 차체, 완만하게 떨어지는 루프라인, 뒤쪽으로 갈수록 존재감을 키우는 실루엣은 911 특유의 비율을 그대로 품고 있다. 액티브 에어로다이내믹 시스템과 가변 리어 윙은 고속 주행 안정성을 끌어올리는 핵심 요소다.

포르쉐 911 Turbo S 정측면./사진-김연지 기자

포르쉐 911 Turbo S 정측면./사진-김연지 기자


외장 컬러 '오크 그린 메탈릭 네오'는 세련된 깊이감을 더한다. 강한 색감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기보다 빛의 각도에 따라 차분하게 분위기를 바꾸는 색이다. 여기에 블랙 하이글로스 디테일과 카본 요소가 조합되면서 클래식한 감성과 현대적인 고성능 이미지가 함께 드러난다.

실내는 고급스럽고 차분한 느낌을 준다. 18방향 전동 스포츠 시트와 클럽 가죽 인테리어, 무광 카본 인테리어 패키지 등이 적용됐지만 분위기가 과하게 날 서 있지는 않다. 운전자를 중심으로 모든 요소가 배치돼 있고, 손이 닿는 곳의 소재감도 탄탄하다. 시트는 몸을 단단하게 잡아주면서도 장시간 주행에서도 안락함을 놓치지 않았다.

포르쉐 911 Turbo S 실내./사진-김연지 기자

포르쉐 911 Turbo S 실내./사진-김연지 기자


시동을 걸면 3591cc 엔진이 깨어나며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낮게 깔린 배기음은 차분하게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는 순간 711마력의 출력이 지체 없이 터져 나왔다. 2.5초 제로백 수치가 온몸으로 느껴질 정도로 반응은 직관적이고 강력했다.

빠르지만 불안하지는 않았다. 이 과정에서 8단 PDK의 역할이 두드러진다. 변속 충격을 거의 느낄 수 없을 만큼 매끄럽게 기어를 이어 붙이고, 사륜구동 시스템은 출력을 안정적으로 노면에 전달한다. 가속은 강력하지만 흐름은 부드럽다. 일반적인 고성능차에서 느껴지는 불안정한 폭발력보다는 운전자가 충분히 통제할 수 있는 속도감에 가깝다.

포르쉐 911 Turbo S 측면./사진-김연지 기자

포르쉐 911 Turbo S 후측면./사진-김연지 기자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도심과 저속 구간이다. 고성능 모델이라고 해서 매 순간 긴장감을 주지는 않는다. 도심 주행에서 서스펜션은 예상보다 부드럽게 반응했고, 변속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프런트 액슬 리프트 시스템 덕분에 방지턱이나 경사로에서도 차체 간섭에 대한 부담이 크게 줄었다. 슈퍼카를 탄다는 특별함은 유지하면서도 일상 주행에서의 피로감은 상당 부분 덜어낸 모습이다. 

고속 영역에서는 다시 터보 S의 본색이 드러났다. 속도가 올라갈수록 차체는 노면에 더욱 밀착되고, 스티어링 반응은 정밀하게 유지된다. 포르쉐 세라믹 컴포지트 브레이크(PCCB)는 강한 제동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속도를 제어한다. 

주행보조 시스템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유지 기능이 적용돼 장거리 주행에서 피로도를 줄여준다. 과거 슈퍼카가 운전자의 집중력만을 요구하는 차에 가까웠다면, 911 터보 S는 운전자를 돕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성능을 앞세우면서도 편의성을 외면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지금의 고성능차가 향하는 방향을 보여준다. 

포르쉐 911 Turbo S 엔진룸./사진-김연지 기자

포르쉐 911 Turbo S 후면./사진-김연지 기자


결국 이 차의 핵심은 균형이다. 700마력이 넘는 출력과 2.5초의 가속 성능, 322㎞의 최고속도를 갖췄지만 일상에서도 부담 없이 다룰 수 있다. 여기에 오크 그린 메탈릭 외장 컬러, 카본 패키지, Burmester 오디오 등 다양한 옵션을 통해 개인 취향을 적극 반영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포르쉐 911 터보 S는 더 이상 특별한 날에만 꺼내 타는 차가 아니다. 압도적인 성능을 갖췄지만 그 성능을 과시하기보다 정교하게 다듬어냈다.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를 허문 가장 현실적인 슈퍼카에 가까운 모델이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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