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서동영 기자]한국토지신탁과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인 분당 양지마을(금호∙청구∙한양∙상가연합)의 재결합이 결국 무산됐다. 마지막까지도 결별의 책임을 상대방에게 돌리는 모양새다. 깔끔하지 못한 헤어짐의 이면에는 단지 간 내부 갈등이 자리하고 있어 양지마을이 과연 통합재건축을 위한 새로운 사업시행자를 찾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분당 양지마을 아파트들./사진=미디어펜 서동영 기자
지난 24일 양지마을 통합재건축 주민대표단은 새로운 예비신탁업자 선정 입찰 공고를 고시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6일 양지마을 주민대표단이 한국토지신탁과의 업무협약 해지에 따른 후속 행보다.
다만 양지마을 대표단은 입찰을 발표하면서 한국토지신탁 비판에 무게중심을 뒀다. 대표단은 한국토지신탁과의 계약 해지 이유로 △두 차례 수수료 제안 무반응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미흡 대처 등 '신의 성실 위반'을 내걸었다.
김영진 주민대표단 대표는 "비정상의 정상화 시작을 알리는 예비신탁업자 선정 입찰 공고다"며, "양지마을과 전체 소유주들이 아닌 특정 개인의 사익 추구를 위한 재건축 사업은 이제 발을 붙일 엄두조차 못 내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주민대표단의 이같은 발표에 그동안 대응을 자제하던 한국토지신탁은 같은 날 양지마을 재건축 입찰 불참을 공식 선언하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국토지신탁은 양지마을이 내건 입찰 요건을 보면 주민대표단이 자신들의 참여를 봉쇄했다는 입장이다. △평가 기준 형평성 △절차의 대표성 △권리관계 처리 방안 등에서 공정성과 안정성, 소유자 재산권 보호 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무엇보다 법인평가 부문에서 '그룹사 총자산 50조 원 이상인 업체에 만점(10점)을 부여한다'는 부분을 지적하며 입찰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평가했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해당 조건을 충족하는 신탁사는 금융지주 계열 뿐이라며 사실상 이들만 참여하라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업계에서는 결국 결별의 근본적인 원인은 단지 간 내부 갈등이 숨어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한양 중심으로 구성된 주민대표단이 입찰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나 청구 등의 실질적 참여와 동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갈등의 주 원인은 단지 간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양지마을에서는 초등학교와 수인분당선 수내역이 가까운 일부 단지들이 제자리 재건축을 주장하면서 내홍으로 번졌다. 이번 한국토지신탁과의 결별 및 신탁사 재입찰에 대해서도 단지간 입장 차가 존재했다.
이같은 걸림돌에도 불구하고 주민대표단은 오는 7월까지 사업시행자 지정고시를 조속히 완료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양지마을 통합재건축이 규모가 크기에 많은 신탁사가 관심을 갖고 바라볼 것"이라면서도 "정비사업 경험이 많은 한국토지신탁도 두 손을 들고 나온만큼 주민 갈등을 조정할 능력이 있는지가 사업 성패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양지마을 통합재건축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일대 한양·금호·청구 등 총 6개 단지 4392가구가 하나의 구역이 돼 7000가구로 변신하는 사업이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