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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상임위 독식’에 맞설 국민의힘 카드는?

입력 2026-04-28 14:12:32 | 수정 2026-04-28 15:21:05
권동현 기자 | bokya35@mediapen.com

[미디어펜=권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연임이 확실시된 한병도 전 원내대표가 출마 선언에서 “상임위원회 운영이 정쟁 수단이나 발목잡기 도구로 활용된다면 분배 자체에 의미가 없다”며 “국익과 직결된 법안까지 지연되는 상황이라면 기존 방식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처럼 민주당이 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에서 17개 상임위원장 전부를 맡겠다고 으름장을 놓자 국민의힘은 ‘일당 독재’라고 반발하고 있다. 낯설지 않은 굉장히 익숙한 장면이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국민의힘의 대응이라고는 ‘일당 독재’ 한 단어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의 상임위 독식 구상은 법 권력을 사실상 독점하겠다는 의미. 분명 정치적 부담이 큰 선택이다. 이에 따라 야당의 견제 기능도 매우 약화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야당의 견제보다는 ‘발목 잡기’에 방점을 두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정 동력을 뒷받침할 입법이 시급한 상황을 들어 ‘원 구성 재편’의 명분으로 내세운다. 국민의힘 소속 위원장인 상임위 체제로는 속도를 맞출 수가 없다는 논리다. 

현실적으로 민주당은 이미 21대 국회 전반기에서 17개 상임위를 모두 차지하며 단독 원 구성을 강행한 경험이 있다. 이번에도 같은 선택을 반복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국민의힘이 ‘독재’라는 구호만 외쳐봤자 민주당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것이다. 협상은커녕 견제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면 국민의힘의 전략은 달라야 한다. 상임위원장 숫자를 둘러싼 싸움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면 그 이후를 설계해야 한다. 다만 지금 국민의힘에서 이런 전략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민주당이 상임위를 모두 가져가면 어떻게 될까. 이는 ‘모든 책임’도 함께 가져간다는 말이다. 상임위 독식은 입법 지연, 정책 실패, 민생 문제가 생겼을 때 모든 책임이 다수당의 책임으로 귀결된다.

이 지점을 파고들어야 한다. 그렇지 못한다면 국민의힘은 일당 독재만 외치다가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무력감에 빠지게 된다. 정치적 구호도 중요하지만 협상력과 대안 제시가 더 중요하다. 다른 말로 ‘정치력’이다.

흔히 정치는 힘의 대결이자 타이밍과 설계의 싸움이라고 한다. 여당이 어떤 구조로 국회를 끌고 갈지 예측하고 대응 전략을 세우는 것이 야당의 역할이다. 그 역할이 보이지 않는다면 일당 독재라는 구호는 ‘야당이 항상 외치는 공허한 수식어’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상임위 독식이 문제라면, 상임위를 모두 빼앗겼을 때 그 이후 전략은 무엇인지 보여줘야 할 때다. 지금 국민의힘에서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이 보여줘야 할 정치력은 무기력과 습관적 반발이 아닌 치밀한 계산과 전략이다. 


[미디어펜=권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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