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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리스크’가 쏘아 올린 이익 공유…분배 덫에 갇힌 삼성

입력 2026-04-30 11:46:21 | 수정 2026-04-30 16:57:05
조우현 기자 | sweetwork@mediapen.com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삼성전자가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총파업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이를 둘러싼 노사정의 갈등이 단순 임금 협상을 넘어 ‘기업 이익의 본질’에 대한 이념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노조의 파격적인 성과급 요구와 산업부 장관의 발언이 맞물리며, 15년 전 고 이건희 선대회장이 경계했던 ‘이익공유제’ 논란이 한층 위험한 형태로 부활한 모습이다.

삼성전자가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총파업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이를 둘러싼 노사정의 갈등이 단순 임금 협상을 넘어 ‘기업 이익의 본질’에 대한 이념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삼성전자 사옥.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호황’ 결실만 탐하는 이기주의…적자 때도 성과급 요구

삼성전자 노조가 내걸고 있는 ‘영업이익 15%, 총액 약 45조 원’ 규모의 성과급 요구는 산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차세대 반도체 주도권 확보를 위해 투입하는 연간 연구개발(R&D) 비용(약 37조7000억 원)을 7조 원 이상 상회하는 수치다.

특히 노조는 반도체 업황 악화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을 당시에도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며 경영진을 압박해왔다. 적자일 때는 ‘생존권’을 이유로, 흑자일 때는 ‘기여도’를 이유로 끊임없이 현금을 요구하는 행태는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무너뜨리는 자충수가 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는 사이클 산업인데, 호황기에 번 돈을 미래 투자 없이 모두 분배해버리면 다음 침체기를 버틸 체력과 기술 격차를 유지할 재원은 어디서 나오냐”며 “이런 식의 요구는 기업을 당장 도축해 나눠 먹어야 할 전유물로 보는 시각”이라고 우려했다.

노조 지도부의 무책임한 행보 역시 이번 사태의 진정성을 흐리는 핵심 요인이다. 최승호 위원장은 “파업 시 30조 원의 손실을 입힐 수 있다”며 배수진을 쳤으나, 정작 총파업을 목전에 둔 시점에 일주일 간 동남아 휴양지로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 이건희 전 회장의 일갈…“이미 세금으로 공유하는데 무엇을 더 내놓나”

더 우려스러운 대목은 김정관 산업부 장관의 발언이다. 김 장관은 “삼성의 결실은 구성원만의 것이 아니다”라며 이익의 공공성을 강조했다. 

김 장관의 발언은 노조의 요구를 저지하려는 의도로 풀이되나, 논리적으로는 기업의 이익을 국가적 공공재로 간주하는 ‘관치 경제’의 서막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는 지난 2011년 고 이건희 전 회장이 당시 정부의 이익공유제 관련 논의에 “사회주의 국가에서나 쓰는 말”이라고 일갈했던 상황과 본질적으로 닮아 있다. 

당시에는 동반 성장이라는 이름으로 표현이 완화되며 기업의 상생이 강조됐지만, 기업의 이익을 당연한 수탈의 대상으로 삼는다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은 물론 나아가 국가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기업은 이미 법인세와 소득세 등 세계적으로도 최고 수준의 세율을 감당하며 국가 재정에 기여하고 있다. 세금 자체가 이미 제도화된 이익 공유의 결과물임에도 불구하고, 이익 자체를 공공재 취급하며 배분을 언급하는 것은 ‘사회주의적’ 시각에 가까운 만큼 노조의 분배 의식과 다르지 않을 수 있다.

재계 내에서는 오히려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법인세를 인하하고 기업의 투자 여력을 확보해주는 것이 장관이 말하는 ‘미래 세대를 위한 몫’을 챙기는 올바른 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재계 내 한 관계자는 “결국 15년 전 이건희 회장이 던진 질문은 2026년 오늘날에도 유효하다”며 “기업을 혁신의 주체가 아닌 ‘약탈’과 ‘배분’의 대상으로 보는 노조의 탐욕과 정부의 반시장적 인식이 계속되는 한, 삼성이라는 거함도 유지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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