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권동현 기자]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부동산 공약을 둘러싸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정 후보가 정비사업 기간 단축을 골자로 한 대규모 공급 대책인 ‘착착개발’을 내놓자 오 후보는 신속통합기획의 이름만 바꾼 ‘복붙 공약’이라고 반발했다.
오 후보 측은 30일 “정 후보가 장위14구역에서 정비사업 추진을 발표한 것은 주민들에 대한 조롱”이라며 “과거 정책 실패에 대한 반성 없이 개발만 외치는 기만적 행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 장위 8~13구역이 줄줄이 해제되고, 장위14구역도 해제 시도가 있었다”며 “주민들이 겨우 지켜낸 지역에서 당시 정책을 추진한 세력이 다시 개발을 말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3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국포럼'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6.4.30./사진=연합뉴스 [한국일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정 후보 측은 이날 “오 후보의 신통기획이 정비계획 수립과 구역 지정 단계의 행정절차 단축에 머물렀다면 착착개발은 그 이후 단계까지 법률 개정을 통해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방안”이라며 “중앙정부와 국회 협력이 가능한 정 후보만이 실현할 수 있는 정책”이라고 맞받았다.
오 후보 측이 ‘정책 베끼기’라고 비판한 데 대해서는 “착착개발은 현장의 요구를 반영해 정비사업의 난점을 해결하기 위한 고민에서 출발한 것”이라며 “중앙정부와 사사건건 충돌하며 남 탓으로 일관하는 방식으로는 변화를 만들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정 후보는 전날 서울 성북구 장위14주택재개발구역에서 부동산 공약인 ‘착착개발’을 발표했다.
‘착착개발’은 정비사업 기간 단축으로 현재 평균 15년 이상 걸리는 재개발·재건축 사업 기간을 10년 이내로 줄이는 것으로 용적률 특혜 지역의 준공업지역 확대, 공공정비 사업 활성화, 영구임대주택 등 대규모 주택 공급 규제 완화 등이 포함됐다.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가 30일 서울 종로구 전태일기념관 앞에서 노동공약을 발표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6.4.30./사진=연합뉴스
정 후보는 “오 시장과 윤석열 정부 시기 서울 아파트·빌라 공급 물량이 급격히 줄어 2022~2024년 기준 인허가 건수가 직전 10년 대비 62%에 불과하다”며 “무주택 중산층 서민들도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부담 가능한 분양가와 임대료의 공공주택을 대규모로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오 시장 측은 같은날 “정 후보의 ‘착착개발’은 포장만 요란한 시민 기만정책이며 기존 정책을 베낀 ‘복붙 개발’”이라며 “이미 시행 중이거나 발표된 정책을 이름만 바꿔 내놓은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착공 조기화 전략은 서울시가 지난 2월 발표한 공급 대책과 유사하고, 공공정비 활성화 및 공사비 갈등 해소 방안도 SH공사 업무 계획을 그대로 따른 것”이라며 “현장을 외면한 채 기존 정책을 베끼는 공약으로는 시민을 설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오 후보가 전날 1호 공약으로 건강 공약을 발표했음에도 초점이 부동산으로 쏠리고 있다”며 “서울시장 선거에서 부동산은 언제나 핵심 변수였다. 이번에는 단순한 공급 정책이 아닌 ‘누가 더 빨리 착공시키고 누가 더 믿을 만한 실행 체계를 갖고 있느냐’가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30일 서울 구로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오세훈이 응원합니다' - 서울 직장인편에서 참석자와 대화하고 있다. 2026.4.30./사진=연합뉴스
한편 오 후보는 이날까지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 급등을 문제 삼으며 정 후보를 향해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오 후보 측은 “서울 공시가격이 18.6% 급등했는데 정 후보는 침묵하고 있다”며 “거래세와 보유세를 동시에 올리는 정책에 대해 아무 입장도 없이 서울시장 후보로서 최소한의 소신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권력이 서울을 ‘부동산 지옥’으로 만들고 있다”며 “정 후보 역시 이를 방관하며 동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서울시장 선거의 최대 쟁점인 부동산 공방에 이어 공급 물량, 세제 정책 등을 놓고 추가 공방을 이어가면서 본격적인 정책 경쟁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디어펜=권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