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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박 호르무즈 통행 언제? 선사들은 ‘미국 제재’ 우려도

입력 2026-04-30 18:34:51 | 수정 2026-04-30 18:34:41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중동전쟁으로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에 고립된 우리선박 26척의 통항을 위해 정부가 정병하 외교부 장관 특사를 이란에 파견해 ‘3주 외교전’을 펼쳤으나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30일 전해졌다.

우리선박 중 일부 선사들은 종전 이전에 해협을 탈출할 경우 발생할 안전 문제와 더불어 미국의 2차 제재(세컨더리 보이콧)을 우려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외교부 당국자는 30일 기자들과 만나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방을 위한 다자 차원의 협력을 지속하면서도 이란에 대한 특사 파견이라는 양자적 접근을 병행하며 국익 중심의 적극 외교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사 파견을 통해 향후 상황 전개를 고려한 소통채널과 협력 기반을 좀 더 공고하게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선박의 통항 재개 시점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 당국자는 "이란측에 한국국적의 선박 26척을 포함해 호르무즈 해협의 모든 선박이 자유롭고 안전한 항행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며 "과거 이란과 이라크의 전쟁 당시 우리 공관과 기업들이 끝까지 잔류한 사례가 있고, 향후 역내 평화와 안정이 회복되는 경우에도 양국 관계의 잠재력이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란은 우리정부의 특사 파견을 비롯한 외교적 노력을 평가하면서도, 현재 호르무즈 해협 내 모든 선박들은 이란측과 사전 협의를 거쳐 지정된 항로를 통해서만 해협을 통과할 수 있다고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걸프만 인근을 항해 중인 화물선./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특히 이란은 선박들이 이동할 때 이란정부가 기뢰 없는 안전한 항로를 안내하는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이에 따른 비용을 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우리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관련 통행료를 일체 낼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더구나 최근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결렬되고,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미국이 역봉쇄로 맞서는 등 현지 상황이 불안정해지자, 우리측 일부 선사들은 이란이 지정한 항로를 통해 해협을 빠져나갈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안전 문제 및 미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선사들은 선박의 안전 문제 만큼 미국의 제재를 우려해 전쟁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탈출 시도를 하지 않으려는 움직임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란측은 우리정부의 특사 파견을 두고 전쟁 발발 이후 최초의 외국 고위급 인사 방문이라고 높이 평가했고, 현재 전시 상황에서도 우리 대사관이 계속 잔류하고 있는 점 등 우리의 외교적 노력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면서 "우리선박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관련한 외교적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정병하 이란특사 파견은 이달 8일 미국와 이란의 휴전이 발표된 지 하루 만에 조현 장관이 추진을 지시했고, 이튿날 저녁 양국 외교장관 통화에서 조 장관이 파견을 제안하자 이란 측이 이를 환영하면서 통화 이후 16시간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정 특사는 지난 10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해 이스탄불과 투르크메니스탄을 거쳐 11일 늦은 오후 약 40시간 만에 이란 테헤란에 도착했다. 이후 그는 이란 측 주요 인사들과의 접촉을 시도했지만,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갑자기 무산되고 현지에서의 긴장이 고조되며 면담 가능성이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었다고 한다.

정 특사는 파견 첫 주엔 이란 외무부 경제차관과 정무차관을 접견하고, 아라그치 장관과는 면담이 한 차례 연기된 끝에 22일에야 협의를 진행할 수 있었다. 정 특사는 지난 28일 서울로 귀국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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