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지난 25년간 한국 20·30대 남성 청년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7.6%포인트 하락한 가운데 노동시장 진입 여건이 과거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 경기 부진이 아니라 경쟁 심화, 산업 재편, 고령화와 AI 확산이 맞물리며 노동시장 진입 자체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5년간 한국 20·30대 남성 청년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7.6%포인트 하락한 가운데 노동시장 진입 여건이 과거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미디어펜DB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연구팀이 최근 발표한 ‘남성 청년층 경제활동 참가율의 하락 추세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5~34세 남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2000년 89.9%에서 2025년 82.3%로 7.6%포인트 감소했다.
한국 남성 청년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주요 OECD 국가와 비교해도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2024년 기준 한국은 82.6%로, 미국(89.3%), 일본(94.6%)은 물론 OECD 평균(90.6%)을 크게 밑돌았다.
1995년부터 2024년까지 OECD 대부분 국가에서 남성 청년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감소했지만, 한국의 하락폭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OECD 평균 감소폭이 2.9%포인트(p)인 반면 한국은 10.8%p 하락했다. 특히 1981~1995년생 남성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경제활동 참여 저하가 30대 후반까지 이어졌다.
가장 먼저 지목되는 요인은 노동시장 내 경쟁 구조 변화다. 고학력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가 두드러지면서 동일한 일자리를 둘러싼 경쟁 강도가 크게 높아졌다. 실증분석 결과, 1991~1995년생 고학력 남성의 경제활동 참가 확률은 기준 집단(1961~1970년생) 대비 15.7%p 하락한 반면 여성은 10.1%p 상승했다.
산업구조 변화 역시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제조업과 건설업을 중심으로 중·저숙련 일자리가 감소하면서 특히 초대졸 이하 남성의 노동시장 진입이 어려워졌다. 2025년 기준 초대졸 이하 남성의 노동공급 확률은 2000년에 비해 2.6%p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고령화와 인공지능(AI) 확산도 청년층 고용 환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04년부터 2025년 사이 고령층 고용률은 12.3%p 상승했으며, 증가분 상당수가 고학력 일자리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최근 4년간 감소한 청년층 일자리의 98.3%가 AI 고노출 업종에 몰려 있어기술 변화가 엔트리 레벨 일자리를 중심으로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경기 요인이 아니라 구조적 전환의 결과로 해석된다. 여성과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 산업구조 재편, 기술 변화가 맞물리며 노동공급과 수요의 균형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산업 수요에 부합하는 직무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 체계를 보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규직 고용 보호의 경직성을 완화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촉진하는 등 전반적인 고용 구조 개편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