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일반의약품을 고르는 소비자들의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예전처럼 증상 하나에 제품 하나를 사는 데서 그치지 않고 같은 질환을 여러 제형으로 동시에 관리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복합외용제와 OTC(일반의약품) 시장이 제약업계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하는 흐름이다.
일반의약품과 복합외용제가 제약사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부상하고 있다./사진=제미나이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약국가에서는 감기약이나 소화제 같은 전통적 일반의약품뿐 아니라 치질, 피부질환, 상처관리, 시술 후 회복 등 생활밀착형 증상에 대응하는 복합외용제와 OTC 제품군이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병원을 찾기 전 약국에서 먼저 증상을 관리하려는 ‘셀프 메디케이션’ 흐름이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은 단일 제품보다 경구제와 연고, 좌제, 앰플 등 복수 제형을 함께 구매하는 방식에 익숙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변화는 제약사들의 제품 전략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일동제약은 최근 일반의약품 먹는 치질약 ‘푸레파 스피드 정’을 출시하며 치질용제 브랜드 푸레파 시리즈 라인업을 강화했다.
해당 제품은 미세정제플라보노이드분획물(MPFF)을 주성분으로 한 경구제로 일동제약은 기존 ‘푸레파센 600 정’과 함께 먹는 약 라인을 갖추고 바르는 약 ‘푸레파인 연고’, ‘푸레파인 마일드 연고’, ‘푸레파인 마일드 좌제’까지 묶어 복합 치료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평균 입자 크기를 2마이크로미터 미만으로 줄여 급성 증상 대응 속도를 높였다는 설명 역시 소비자에게 ‘더 빠른 관리’로 접근하는 방식이다.
동아제약도 피부외용제 강화 전략으로 일반의약품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여드름 치료제 ‘애크논 크림’, 흉터치료제 ‘노스카나겔’, 기미·색소침착 치료제 ‘멜라토닝 크림’ 등 3종을 앞세워 여드름 염증–흉터–색소까지 ‘트러블 전주기’를 관리하는 라인업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2025년 피부외용제 매출이 680억 원에 이르며 전년 대비 28.7%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동아제약은 각 제품을 단품으로만 마케팅하는 대신 피부 고민 단계에 따라 순차적으로 혹은 병행해서 사용하는 ‘조합 관리’ 방식을 제안하며 약국에서의 동시 진열과 세트 추천을 강화하고 있다.
동화약품은 다이소 전용 생활건강 제품 9종을 한꺼번에 내놓으며 초저가·가성비를 앞세운 OTC 세트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까스활 코어 농축액을 넣은 소화음료 ‘편안 활’을 비롯해 ‘퀵앤써’, ‘쌍화원’ 등을 2000~3000원대 액상 스틱으로 구성해 초도 물량이 품절될 정도의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런 흐름이 단순한 유행을 넘어 일반의약품 시장의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에 경구 제형 신약 후보로 개발하던 물질을 바르는 외용제로 확장하는 시도 등은 소비자가 일상에서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치료 옵션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결국 제약사 입장에서는 일반의약품이 더 이상 보조 사업이 아니라 생활질환과 홈케어 수요를 흡수하는 핵심 포트폴리오로 재평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예전처럼 한 제품만 사기보다 증상과 상황에 맞춰 여러 제형을 함께 고르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복합외용제와 OTC 시장의 성장 여력이 더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는 약국에서의 구매 경험과 제품 라인업 경쟁력이 일반의약품 시장 판도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