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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삼성·LG 키운다… 대기업 사내벤처 ‘기술 동맹’으로 진화

입력 2026-05-05 09:32:03 | 수정 2026-05-05 09:47:49
조우현 기자 | sweetwork@mediapen.com
[미디어펜=조우현 기자]대한민국 사내벤처의 역사는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삼성SDS의 ‘사내 벤처포트’ 1호로 출범한 웹글라이더는 훗날 ‘네이버’가 돼 국내 IT 지형을 송두리째 바꿨다. 

그로부터 약 30년이 흐른 지금, 대기업 사내벤처는 단순히 ‘성공한 창업가’를 배출하는 곳을 넘어, 모기업의 미래 먹거리를 함께 책임지는 ‘전략적 파트너’로 진화하고 있다.

대한민국 사내벤처의 역사는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삼성SDS의 ‘사내 벤처포트’ 1호로 출범한 웹글라이더는 훗날 ‘네이버’가 돼 국내 IT 지형을 송두리째 바꿨다. /사진=미디어펜




◆ 삼성전자 C랩, 12년 노하우로 다져진 국내 최대 창업 산실

삼성전자가 2012년 도입한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 ‘C랩(C-Lab)’은 대기업의 사내벤처 제도를 체계화하고 시스템화한 현대적 육성 모델의 표본으로 꼽힌다. 

C랩은 창의적인 조직 문화를 확산하고 임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시작됐으며, 지난 14년간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해 왔다.

C랩은 크게 임직원의 창의적 아이디어 발굴과 사업화를 지원하는 사내 육성 프로그램인 ‘C랩 인사이드’와, 2018년부터 사외 스타트업까지 육성 범위를 넓혀 생태계 활성화 및 사업 협력을 도모하는 ‘C랩 아웃사이드’의 두 축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C랩 인사이드는 임직원에게 1년간의 몰입 기간과 자금을 지원해 검증된 과제를 스핀오프(분사)하거나 사내 조직에 흡수해 상용화하는 통로 역할을 하며, 수백여 개의 스타트업을 배출하는 등 국가 대표 창업 산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C랩은 선발부터 육성, 사업화 및 후속 투자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탄탄한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C랩 스타트업에 사무 공간, 사업 지원금, 삼성전자 전문가들의 멘토링뿐만 아니라 글로벌 IT 전시회인 CES 참가 지원 등 전폭적인 혜택을 제공한다.

이러한 체계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지난 14년 동안 독립한 C랩 출신 스타트업은 약 400여 곳에 달하며, 이들이 고용한 임직원 수 역시 수천 명에 이른다. 특히 C랩 출신 기업들은 CES에서 매년 다수의 혁신상을 수상하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기술력과 사업성을 입증하고 있다.


◆ LG전자 ‘스튜디오341’, 피지컬 AI 시대 우군 심다

LG전자는 최근 사내벤처 프로그램 ‘스튜디오341’을 통해 선발된 4개 팀의 분사(스핀오프)를 확정하며 이 같은 흐름에 속도를 냈다. 

이번에 독립하는 세카(AI 설계), 머신플로우(AI 코딩), 프리키친랩(주방 로봇), 아토머(첨단 소재)는 LG전자가 추구하는 ‘피지컬 AI(현실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AI)’ 생태계의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스튜디오341은 금성사 창업지인 ‘부산 연지동 341번지’에서 이름을 따와 대기업 특유의 인프라와 창업 당시의 도전 정신을 결합했다. 

LG전자는 지난 2020년부터 운영해 오던 기존의 사내벤처 제도를 2023년부터 스타트업 육성 전문기업 블루포인트파트너스와의 협업을 통해 현재의 ‘스튜디오341’로 새롭게 개편한 바 있다. 

LG전자는 이들에게 팀당 최대 4억 원의 초기 투자를 단행하고, 분사 이후에도 기술 협력 등 후속 지원을 이어가며 단순한 독립을 넘어선 ‘공생 관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 ‘독립’ 아닌 ‘동행’… 대기업 인프라가 만드는 산업 선순환

과거의 사내벤처가 직원의 아이디어를 실현해주는 단순한 ‘복지’나 ‘기회 제공’의 성격에 가까웠다면, 현재의 스튜디오341과 C랩은 대기업의 고도화된 인프라를 마중물 삼아 국가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혁신 엔진’ 역할을 하고 있다. 

스타트업은 대기업의 데이터와 특허,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생존율을 높이고, 대기업은 유연한 조직 문화를 가진 파트너사를 통해 신사업 리스크를 분산하는 윈윈(Win-win) 전략을 구사한다. 

나아가 이미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대기업이 스타트업의 든든한 후원자이자 파트너로서 기업가정신을 북돋우고, 이들이 다시 새로운 혁신을 창출하는 산업적·사회적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

강성진 LG전자 파트너십담당은 “다양한 기술과 솔루션을 보유한 기업 간의 파트너십 생태계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분사하는 사내벤처가 모두 든든한 파트너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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