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에 이어 토스뱅크까지 애플페이 출시를 보류하면서 현대카드의 독점 구도가 3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애플페이 확산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은 삼성페이의 유료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큰 영향으로 분석된다.
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이미 2024년 12월에 금융감독원 약관심사를 완료하고 지난해 초 애플페이 연동을 위한 기술 개발과 내부 테스트, 인프라 구축을 대부분 마무리했으나 서비스 개시 여부를 최종 검토 중이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에 이어 토스뱅크까지 수수료 부담 등으로 애플페이 출시를 보류하면서 현대카드의 독점 구도가 3년째 이어지고 있다./사진=현대카드
지난해 3월에는 신한카드 ‘쏠페이’ 앱에서 애플페이 등록 화면이 유출되면서 관심을 받았으며 신한금융지주는 ‘아이페이(iPay)’ 상표권을 출원하기도 했다. 이후 신한카드의 3월 애플페이 도입설이 돌았으나 무산됐다.
KB국민카드 역시 최근 애플페이 관련 약관심사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으나 출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의 애플페이 도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토스뱅크가 지난 1월 애플페이 도입을 위한 약관심사 승인을 받으면서 2호 도입 사업자로 부상했다. 그러나 토스뱅크 또한 경영상 판단에 따라 애플페이 서비스 출시를 최종 단계에서 잠정 보류했다.
애플페이 확산의 가장 큰 걸림돌은 수수료다. 카드사들은 애플페이 확산이 삼성페이 수수료 정책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며 눈치를 보는 상황이다.
삼성페이는 2015년 8월 출시 이후 현재까지 카드사에 별도의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카드사들이 애플페이 도입을 추진하면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됐고 삼성페이도 유료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당시 삼성페이는 애플페이 국내 출시 이후 카드사들에 매년 연장해왔던 삼성페이 관련 협약의 자동연장이 종료된다면서 수수료 부과에 시동을 걸었다. 그러나 다른 카드사들의 애플페이 도입이 늦어지자 업계 상생을 이유로 유료화를 철회했다.
현재 애플페이는 현대카드에 결제 건당 약 0.15%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애플페이와 같은 수준으로 삼성페이 결제 수수료를 부과할 경우 카드업계 부담은 연간 1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간편결제시장 규모는 약 350조원에 달하는데 이중 삼성페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25%(약 88조원)에 달한다.
카드사들은 오는 7~8월 삼성전자와 삼성페이 재계약을 진행하는데 이미 일부 카드사에는 수수료 인상 가능성을 담은 계약안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카드업계에서는 이미 현대카드에서 애플페이를 사용하기 위해 카드를 발급받으려던 아이폰 이용자를 선점하고 있어 애플페이 서비스를 출시하더라도 신규 고객 유입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카드는 2023년 3월 애플페이 도입 이후 아이폰 이용자를 중심으로 신규 고객이 크게 유입됐고, 도입 초기 한 달간 신규 카드 발급은 약 35만5000장으로 전년 동기(13만8000장) 대비 156% 증가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속된 가맹점수수료 인하와 고금리로 인한 조달비용 증가 등으로 수익성이 정체된 상황에서 삼성페이 수수료까지 더해질 경우 수익성이 더욱 악화할 것”이라며 “현재 새로운 동력이 필요한 상황이긴 하나 애플페이 서비스 출시로 고객 유입, 시장 점유율 확대 등에서 유의미한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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