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권동현 기자] 국민의힘을 제외한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6개 제정당(조국혁신당·개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이 발의한 대한민국헌법 개정안이 7일 오후 본회의에 상정됐다.
현행 헌법 제130조에 따르면 개헌안은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의결된다. 현재 국회 재적 의원은 286명으로 최소 191명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6개 제정당 외 국민의힘에서 최소 12명의 찬성표가 필요하다. 다만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날 본회의에 집단 불참했다. 여기에 개헌안 제출에 동참한 개혁신당도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아 178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이에 따라 의결 정족수인 재적 의원 3분의 2에 미치지 못해 ‘투표 불성립’이 됐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7일 국회에서 열린 5월 임시국회 제1차 본회의에서 대한민국헌법 개정안을 상정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발의된 이번 개헌안이 정략적 산물이라고 보고 반대 당론을 세우며 본회의에 입장하지 않은 상태다. 2026.5.7./사진=연합뉴스
우원식 국회의장은 개헌안 투표 불성립된 데 대해 “39년 만의 개헌인데 국민투표로 가기 전 국회 의결에서 투표 불성립 결과가 나온 것이 안타깝고 유감스럽다”며 “12·3 비상계엄으로 큰 고통과 혼란을 겪은 뒤 다시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헌법을 고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우 의장은 “이대로 헌법 안전장치를 만들지 못한 채 또다시 12·3 비상계엄 같은 일이 생긴다면 22대 국회 모두는 역사의 죄인”이라며 “국회만 봉쇄하면 권력을 독점할 수 있다는 오판을 하게 만든 제도적 허점을 보완하지 못하면 언제든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기회를 놓치면 개헌은 더 기약 없는 일이 될 것”이라며 “또다시 제2의 12·3 사태가 일어난다면 오늘 투표 불성립 결과가 얼마나 통탄할 일인지 생각만으로도 두렵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을 향해 “이번 투표 불참으로 개헌을 무산시킨다면 불법 비상계엄에 동조·방조한 역사적 죄인이 될 것”이라며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의원들은 무엇이 헌법기관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일인지 다시 깊이 생각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내일 본회의를 다시 소집하고 헌법 개정 표결을 다시 하겠다”며 “국민의힘 의원들은 깊고 진지하게 고민해 내일은 반드시 표결에 참여해달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곽규택 수석대변인이 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을 대표해 '국민의힘 의원 일동' 명의의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2026.5.7./사진=연합뉴스
앞서 국민의힘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의원 일동 명의의 성명서를 통해 “정부·여당은 사법체계를 무너뜨리는 공소취소 특별검사법 등을 강행하며 사법파괴 내란을 획책하고 있다”며 “법치주의를 유린하는 세력이 다수의 힘을 앞세워 자신들 입맛에 맞는 헌법개정을 일방 추진하는 것은 국민을 배신하는 행위이자 주권자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왕적 대통령 견제에 집중한 나머지 국회의 예산과 입법 등 막강한 권력을 몰아준 기형적 구조를 만들었다”며 “현재 민주당은 국회의장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독식하며 국회법의 합의 정신을 완전히 짓밟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견제와 균형은 붕괴됐고 국회를 마음대로 주무르는 통제 불능의 의회 독재가 일상이 됐다”면서 “국민의힘은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고 국민의 뜻을 온전히 담은 올바른 개헌을 위해 정부·여당의 오만한 폭주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개헌안에는 대한민국 헌법 명칭 한글화와 함께 부마민주항쟁과 5·18민주화운동 헌법 전문 수록, 대통령 계엄 선포 시 48시간 내 국회 승인 의무화, 국가균형발전 국가 의무 명시 등이 담겼다.
국회는 오는 8일 다시 본회의를 열고 개헌안 처리에 나선다. 다만 국민투표법 제15조 2항에 따르면 개헌안 국민투표는 국회 의결 후 30일째 되는 날 직전 수요일에 실시해야 한다. 이에 따라 오는 10일까지 국회 의결이 이뤄져야 6·3 지방선거와 동시에 국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다.
[미디어펜=권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