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권동현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은 8일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신청에 반발해 개헌안 재표결 절차를 전면 중단했다.
전날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으로 개헌안 표결이 ‘투표 불성립’된 데 이어 이날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까지 신청하자 개헌안을 상정하지 않고 본회의 산회를 선포했다. 이에 따라 사실상 39년 만의 개헌 추진이 무산됐다.
우 의장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이 표결에 참여하지 않으면 개헌안은 의결할 수 없는데 무슨 필리버스터를 하느냐”며 “필리버스터는 소수파가 의사결정을 막을 수 없을 때 자기 의견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하는 것인데 이번 경우는 필리버스터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8일 국회에서 열린 5월 임시국회 제2차 본회의 산회를 선포하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은 대한민국헌법 개정안과 다른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우 의장은 이날 대한민국헌법 개정안 등을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았다. 2026.5.8./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어떻게든 39년 만의 개헌을 무산시키지 않기 위해 이날 본회의를 열고 참여를 요청했지만, 필리버스터로 응답하는 것을 보니 더 이상 의사진행이 소용없다고 판단했다”며 “헌법개정안을 상정하지 않겠다. 6·3 국민투표 절차는 오늘로써 중단된다”고 선언했다.
국민의힘을 향해 “불법 비상계엄을 다시는 꿈도 꾸지 못하게 하는 개헌이고, 부마민주항쟁과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자는 내용”이라며 “전날에는 표결 불참으로, 오늘은 필리버스터로 개헌을 무산시켰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민의힘이 국민에게 약속했던 내용들 아니었느냐”며 “5·18 정신 헌법 수록도, 국가균형발전도 모두 국민의힘이 공언했던 내용”이라고 말했다.
‘졸속 개헌’이라는 국민의힘 주장에 대해서도 “2024년 제헌절부터 지방선거 동시 개헌 국민투표와 개헌특위 구성을 여러 차례 제안했고, 국민미래개헌자문위와 대국민 설문조사까지 진행했다”며 “그때마다 거부하거나 답하지 않았던 쪽이 국민의힘”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불법 계엄을 반성한다고 해놓고도 이를 원천 차단하는 개헌에는 필리버스터까지 걸고 있다”며 “이러고도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하지 못했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비판했다.
우 의장은 국민의힘이 여야 합의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민생법안 50건에도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데 대해 “합의 처리된 민생법안마저 볼모로 잡고 있다”며 “국민에게 몽니를 부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6·3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하려던 계획은 사실상 무산됐다.
앞서 국회는 전날 본회의를 열고 부마민주항쟁·5·18 민주화운동 헌법 전문 수록, 대통령 계엄 선포 시 48시간 내 국회 승인 의무화, 국가균형발전 의무 명시 등을 담은 개헌안을 상정했지만, 국민의힘 불참으로 투표가 성립되지 않았다.
[미디어펜=권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