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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악재 덮은 '대서양 톤마일'…K-조선, LNG선 장기 수주 활짝

입력 2026-05-13 15:26:10 | 수정 2026-05-13 15:27:39
김동하 기자 | rlacogk@mediapen.com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미국 에너지 기업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호조와 유럽의 지정학적 에너지 안보 위기가 맞물리면서 국내 조선업계 LNG 운반선 시장에 장기적 훈풍이 불어올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동에 편중됐던 에너지 공급망이 북미 대륙으로 이동하면서 대서양 횡단 장거리 물동량이 구조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탄탄한 거시적 수요가 뒷받침되면서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K-조선이 밸류체인 내 주도권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주요 LNG 수출 기업인 벤처글로벌은 최근 액화 수수료 상승과 판매량 급증을 이유로 연간 핵심 이익 전망치를 대폭 상향 조정했다. 이는 글로벌 가스 시장 가격 변동성 속에서도 미국 멕시코만 연안을 중심으로 한 LNG 수출 터미널들의 가동률과 수익성이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HD한국조선해양의 LNG선./사진=HD한국조선해양 제공



미국 에너지 업계의 호실적은 단기적 현상을 넘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체질 변화를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과거 러시아산 파이프라인 천연가스(PNG)나 중동 지역의 LNG에 의존하던 글로벌 수요가 셰일가스 매장량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출 인프라를 갖춘 미국으로 빠르게 쏠리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북미 지역의 LNG 액화 플랜트 신·증설 프로젝트들이 속속 가동을 앞두고 있어 미국산 LNG의 글로벌 시장 지배력은 향후 수년간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 중동 리스크에 놀란 유럽, 미국산 에너지로 밸류체인 재편

미국발 LNG 붐을 흡수하고 있는 곳은 유럽 시장이다. 국제금융센터(KCIF) 금융시장 반응 보고서에 따르면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유럽 경제권은 최근 이어지고 있는 중동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의 물류 마비 사태에 가장 취약한 지역으로 지목됐다.

과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PNG 공급망이 차단된 경험이 있는 유럽 국가들은 또다시 불거진 중동 리스크를 마주하며 에너지 안보의 근본적 취약성을 절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동을 거쳐야 하는 아시아 노선이나 불안정한 지역 물량 대신 상대적으로 거시 변수 영향을 적게 받는 미국산 LNG 장기 도입 계약을 서두르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유럽의 이런 밸류체인 다변화 전략은 일시적 조치가 아닌 구조적 패러다임 전환으로 평가된다. 비용을 다소 더 치르더라도 국가 경제 혈관인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는 예방적 조치가 확산되면서 대서양을 가로지르는 미국-유럽 간 에너지 무역 항로가 글로벌 물류의 새로운 대동맥으로 자리 잡는 추세다.

◆ 대서양 가로지르는 물동량…K-조선, 톤마일 특수 기대감

미국과 유럽을 잇는 LNG 물동량의 팽창은 글로벌 해운 및 조선 시장의 수요를 자극하는 트리거로 작용한다. 중동에서 아시아로 향하거나 중동에서 유럽으로 향하던 기존 항로와 비교해 멕시코만에서 출발해 대서양을 횡단하는 노선은 막대한 선박 운용을 필요로 한다. LNG 수요가 늘어날수록 이를 실어 나를 LNG 운반선의 절대적 필요 척수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다.

이러한 해상 물류의 톤마일(운항 거리) 증가 효과는 글로벌 LNG선 시장을 사실상 과점하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에 긍정적인 모멘텀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K-조선 3사는 고난도의 화물창 기술력과 친환경 이중연료 추진 엔진 등 대체 불가한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발주처의 까다로운 눈높이를 충족시키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시장의 관심이 일시적인 지정학적 휴전이나 유가의 단기 향방에 쏠려 있지만, 선박 발주의 본질적인 동력은 거시적인 물동량의 구조적 변화에서 나온다"며 "미국의 LNG 수출 확대와 유럽의 수요 증가라는 큰 흐름이 유지되면 국내 조선업계는 안정적인 수주 잔고를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의 선가 방어력을 충분히 입증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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