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최근 대한민국 교육계는 전례 없는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학교 교실 안에서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잇따라 보도되는가 하면, 일부 학부모들의 도를 넘은 악성 민원과 교권 침해 사례 역시 연일 사회적 공분을 자아낸다. 정당한 생활지도조차 아동학대로 몰리기 일쑤인 현실 속에서 교사들은 심각한 무력감을 호소하고 있다.
과거 ‘가장 안정적이고 존경받는 직업’으로 꼽히던 교사는 이제 옛말이 되었고, 현직 교사들 사이에서는 직업에 대한 회의감과 명예퇴직 행렬이 줄을 잇는다. 이는 결국 교대 합격선 하락과 양질의 교육 인력 부족이라는 거대한 악순환으로 이어지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이처럼 무너진 교육 현장을 복원하고 교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지금, 대중의 민감한 역린을 정면으로 건드리는 작품이 찾아온다. 배우 이성민과 김무열이 주연을 맡아 오는 6월 5일 공개를 확정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참교육'이다.
교권추락의 교육 현장을 일신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넷플릭스 시리즈 '참교육'./사진=넷플릭스 제공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참교육'은 선을 넘는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무책임한 교사들로 인해 붕괴한 교육 현장을 지키기 위해 정부 산하 가상 기관인 ‘교권보호국’이 창설된다는 독창적인 설정에서 출발한다.
교권보호국의 창시자인 교육부 장관 최강석(이성민 분)과 거침없는 무력으로 현장을 뒤흔드는 감독관 나화진(김무열 분)은 법과 제도의 테두리를 비웃는 교실 안의 빌런들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처단한다. 현실의 사법 시스템이나 교육 당국이 해결하지 못하는 교권 침해 잔혹사를 물리적인 힘과 통쾌한 서사로 딛고 일어서는 구조다.
많은 이들이 이 시리즈에 열광하고 기대를 거는 이유는 명확하다. 현실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교사들의 억울함을 대변하고, 교권을 침해하는 이들에게 강력한 처벌을 내리는 과정에서 대리만족과 장르적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기 때문이다. 추락한 교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정당한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는 ‘사회고발성 히어로물’로서의 순기능을 기대하는 시선이다.
그러나 이 작품을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 또한 만만치 않게 팽팽하다. 원작 웹툰이 연재 당시 과도한 폭력성과 체벌 묘사, 그리고 일부 에피소드에서의 정제되지 않은 표현으로 거센 논란을 빚었던 만큼, 영상화된 시리즈 역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가장 큰 쟁점은 ‘교권 보호’라는 정당한 명분이 자칫 ‘폭력이나 체벌의 합리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극 중 교권보호국의 거친 해결 방식이 자칫 시청자들에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물리적 제재나 강압적인 수단이 불가피하다"라는 인상을 심어줄 위험이 있다.
더욱이 이러한 연출은 우리 사회가 오랜 시간 공들여 쌓아온 '학생 인권'과 '교권'을 조화롭게 상생시켜야 할 가치가 아니라, 어느 한쪽이 살기 위해 다른 한쪽을 억누르고 희생시켜야 하는 '양립 불가능한 대립 관계'로 오인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교권의 추락을 막는 해결책이 과거의 권위주의적 통제나 물리적 압박으로의 회귀여서는 안 된다는 교육계 일각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그래도 이 시리즈가 넷플릭스 시리즈 '소년심판',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 등을 통해 삶의 다양한 국면에 직면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선보여온 홍종찬 감독이 연출을 맡고, 넷플릭스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드라마 '눈이 부시게' 등을 통해 따뜻하면서도 우리가 함께 생각해 보아야 할 화두를 제시한 이남규 작가가 집필을 맡았다는 점에서 단순한 오락적 서사에 머물지 않는 정교한 연출과 내용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게도 한.
이 시리즈가 전형적인 ‘사이다 액션’에 그치며 갈등을 심화시키는 촉매제가 될지, 아니면 진정한 의미의 교권 복원과 건강한 교육 환경 조성을 위해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하게 만드는 성찰의 계기가 될지, 전 세계 시청자들의 눈과 귀가 6월 5일의 교실을 주목하고 있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