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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이 무슨 죄” 뒤숭숭한 스벅… ‘탱크데이’ 파장, 정용진 수사로 번져

입력 2026-05-22 16:34:14 | 수정 2026-05-22 16:34:37
김성준 기자 | sjkim11@mediapen.com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단 한 번의 마케팅 참사가 걷잡을 수 없는 나비효과를 불러왔다. 대국민 사과와 대표 해임이라는 초강수에도 불매운동의 불길이 정부 기관의 보이콧 선언과 경찰 수사로까지 번진 싱황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매장 파트너들과 소비자들의 일상 위에도 무거운 당혹감이 내려앉았다.

22일 정오께, 서울 잠실역 인근의 한 스타벅스 매장. 평소 점심시간대면 빈 자리를 찾기 어려울 만큼 붐비는 매장이었지만, 이날은 평소보다 한산한 분위기였다. 장시간 노트북이나 태블릿PC를 사용하는 이용객이 즐겨 앉는 넓은 테이블은 텅 비어있었고, 다닥다닥 붙여 놓은 테이블도 듬성듬성 빈 자리가 보였다.

인근 매장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테이블 절반 정도는 비어있는 상태였고, 테이크아웃을 기다리는 이용객도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이었다. 특히 여러명이 함께 매장을 찾은 단체 이용객을 제외하면, 개인 방문객은 양 손으로 모두 셀 수 있을 정도였다. 실제로 점심 시간이면 두자릿수를 넘어가기 일쑤였던 주문 대기번호도 3~5번 대에 그쳤다.

서울 명동역 인근 스타벅스 매장./사진=미디어펜 김성준 기자



유동 인구가 많은 강남역 인근 스타벅스 매장은 빈자리가 비교적 적었지만, 피크 시간대 이용객이 줄어든 것은 마찬가지였다. 한 매장 직원은 "평소와 비교하면 손님이 많이 줄어든 것은 맞다"면서 "손님 발길이 뚝 끊겼다 할 정도로 드라마틱한 차이는 아니지만, (논란이 터진 이후로) 체감될 정도 변화는 있다"고 귀띔했다.

최근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 데이' 마케팅 논란이 불매운동 여론에 불을 지피면서, 실제 매장에서도 뒤숭숭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앞서 스타벅스코리아는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진행한 프로모션에서 '탱크 데이', '책상에 탁!' 등의 문구를 사용했다가 빈축을 샀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를 해임하는 등 강수를 뒀지만 비판 여론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22일 오후 서울 잠실역 인근 스타벅스 매장 내부 모습./사진=미디어펜 김성준 기자



이날 강남역 인근 스타벅스 매장을 찾은 30대 직장인 이씨는 "최근 '탱크 데이'로 논란이 된 것은 알고 있지만, 미리 충전해뒀던 선불카드 금액이 남아 있어 방문했다"면서 "평소 10만 원 정도 금액을 미리 충전해두고 이용했었는데, 지금 있는 금액을 다 쓰고도 더 이용할진 모르겠다"고 말했다.

관악구에 거주하는 20대 대학생 강씨는 "테이블이나 좌석이 편리해서 스타벅스를 자주 이용했었는데, 지금보다 (브랜드) 인식이 더 나빠진다면 쉽게 오진 못할 것 같다"면서 "스타벅스를 가자고 했다가 주변에서 그쪽(극우) 성향으로 볼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스타벅스 불매운동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스타벅스 코리아의 반역사적 행태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이번 사안을 계기로 행안부는 민주주의의 역사와 가치를 가볍게 여기거나 상업적 소재로 활용한 기업의 상품은 제공하지 않겠다"고 사실상 불매를 선언했다. 정부기관이 개별 기업 불매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민주노총 소속 배달플랫폼 노조도 성명을 내고 "5·18 광주민중항쟁을 모독한 스타벅스를 규탄하며 불매·배달 거부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22일 오후 서울 강남역 인근 스타벅스 매장 내부 모습./사진=미디어펜 김성준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등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는 움직임도 촉발됐다. 박하성씨 등 5·18민주화운동 유공자 5명은 지난 20일 정 회장과 손정현 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 마케팅 관계자 등 4명을 5·18민주화운동 특별법 위반 및 모욕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도 같은날 정 회장과 손 전 대표를 모욕·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해당 사건을 강남경찰서 수사2과에 배당했다가, 반나절만에 다시 서울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에 재배당했다. 광역수사단은 경찰 내에서도 주요 사건을 전담하는 조직으로, 검찰 특수수사부와 유사한 성격의 부서로 평가된다.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후 김순환 서민민생대책위원회 사무총장을 마포청사로 불러 고발 경위를 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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