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성준 기자] K-푸드 열풍이 간편식을 넘어 식문화의 근간인 소스류 제품으로 확장되고 있다. 해외 소비자들이 단순히 한국 먹거리를 구매하는 단계를 지나, 직접 요리에 활용하는 기초 식재료로 'K-소스'를 소비하고 있다는 평가다.
삼양식품이 지난 4월 '2026 코첼라'에서 불닭소스를 활용해 선보인 메뉴./사진=삼양식품 제공
23일 삼양식품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소스·조미소재 수출액은 159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7.3% 증가했다. 삼양식품은 현재 오리지널 불닭소스와 까르보불닭소스, 핵불닭소스 등 3종 제품을 수출 중이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7%로, '불닭볶음면' 등 면스낵류와 비교해 낮은 수준이지만 매년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2021년 84억 원이었던 수출액은 2025년 496억 원으로 6배 가까이 증가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불닭소스는 주로 테이블에서 음식에 곁들이는 디핑 소스 포지션으로, 다양한 활용성을 통해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면서 "소스 문화가 발달한 현지 특성을 반영해, 불닭소스로 '어떤 음식과도 어울리는 매운맛'을 제안하며 불닭 브랜드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소스 수출은 지속 성장하는 추세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소스류 전체 수출액은 4억1773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2016년(1억8961만 달러)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2020년 이후 매년 3억 달러 이상 수출고를 올리며 K-푸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의 K-소스 해외 매출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12% 성장하고 있다. 국내생산·수출과 해외생산을 포함해 현재 미국, 유럽, 중국 등 약 60여개 국에서 소스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대상도 4대 글로벌 카테고리로 선정하고 수출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24년 기준 소스류 수출액은 약 580억 원으로 2018년 대비 80% 이상 성장했다.
동원홈푸드도 소스 브랜드 '비비드키친'을 앞세워 해외 소스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비비드키친은 지난해 미국 아마존서 판매를 시작해 1년간 600%의 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호주 아마존에 입점해 한국식 불고기 소스와 대체당 알룰로스 등 제품 판로를 확대했다. 향후 다양한 신규 채널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이 해외에서 판매 중인 'K-소스' 주요 제품./사진=CJ제일제당 제공
업계에서는 해외 시장에서 K-소스의 성장세를 현지 일상 식문화에 ‘한국의 맛’이 침투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보고 있다. 특히 불고기 양념이나 떡볶이·치킨 소스 등 '용도형 소스'를 넘어, 고추장·간장·된장 등 한국 전통 장류로 소비 카테고리가 다변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요 기업들은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을 통해 K-소스 진입 장벽을 낮추며 소비자 접점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해외 소비자 입맛에 맞춰 매운맛을 줄이고 단맛을 높이는 등 맞춤형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고추장의 경우 해외 소비자가 보다 쉽게 먹을 수 있도록 매운맛 강도를 조절했으며, 미국에서는 디핑소스나 드리즐에 익숙한 현지 식문화를 반영해 튜브형 고추장, K-바비큐 드리즐 등 제품을 판매 중이다. 중국에서는 한국식 맛은 유지하면서 현지 소비자가 선호하는 쯔란, 흑후추 등을 첨가한 볶음용 고기양념장을 선보이고 있다. 일본에서는 닭갈비 양념을 야키니쿠 식문화에 맞춰 ‘바르는 소스’로 판매하고 있다.
대상 역시 서구식 식문화에 맞춰 고추장 제형을 묽게 변형하고, 포장 용기를 튜브 형태로 바꿔 테이블 소스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샐러드나 타코, 스프링롤 등에 뿌리거나 찍어먹을 수 있도록 드레싱과 디핑소스 타입으로 개발한 제품도 출시했다.
떡볶이를 넘어 파스타면, 뇨끼 등에도 활용할 수 있는 '떡볶이 소스' 3종, 간장과 고추장을 주 원료로 만든 '올인원 KBBQ 소스', K-치킨 인기를 반영한 '치킨 디핑소스' 2종 등을 판매 중이다. 이밖에 동물성 원료를 넣지 않은 비건 인증 제품과, 할랄 인증을 획득한 장류 등 글로벌 식품 트렌드에 맞춘 K-소스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고추장 등 핵심 제품을 현지 맞춤형 포트폴리오로 진화시키고, 전략 채널에 집중해 글로벌 소스 시장 침투를 가속화할 계획”이라며 “B2B 컬리너리 솔루션(Curinary Solution)과 메인스트림 유통 확대를 연계한 'B2B-B2C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K-소스가 전 세계 소비자의 일상식으로 자리잡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