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사잇돌대출 출시를 앞두고 있는 카드사들의 속내가 복잡하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등으로 신규 영업에 제한이 생긴 상황에서 신규 고객을 유입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은 있으나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신용도가 낮은 차주에게 자금을 공급해야 하는 만큼 건전성 부담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카드사들은 상품 구조와 운영 방식 등 사잇돌대출 출시를 위한 실무 검토에 착수했다. 금융위원회는 여전업권 사잇돌대출 상품 출시 목표를 올 10월께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들이 사잇돌대출 출시로 신규 고객 확보 기회를 기대하면서도 낮은 금리로 중저신용자에게 대출을 공급해야 해 수익성 악화와 연체율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사잇돌대출은 서울보증보험 보증을 기반으로 중저신용자의 대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정책금융상품이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제4차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발표한 중금리대출 활성화 방안에서 사잇돌대출 취급 기관을 기존 은행·상호금융·저축은행에서 카드사·캐피탈사 등 여신금융권으로 확대해 연간 최대 5000억원의 추가 공급을 유도해 8~12% 금리 구간의 단층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중신용자들이 이들 업권을 자주 이용해 고객 데이터와 신용평가역량이 쌓여있는 만큼 대출 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금융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카드사들의 기존 대출 상품과 비교할 때 수익 구조가 크게 달라진다는 점이다. 현재 카드론 평균 금리는 연 13~14%대 수준으로, 차주의 신용도에 따라 금리가 차등 적용된다.
일반적으로 신용점수가 낮을수록 높은 금리가 적용되는데 사잇돌대출은 정책상품 특성상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 범위 안에서 운영돼 카드사 입장에서는 리스크 대비 수익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카드사들은 사잇돌대출의 주요 대상이 중저신용자라는 점에서 연체율 상승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카드업계는 경기 둔화와 고금리 장기화 여파로 이미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카드대출 부문에서 연체율이 오르는 상황에서 추가로 신용도가 낮은 차주 대상 정책대출까지 취급하게 되면 건전성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사잇돌대출이 서울보증보험 보증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일부 위험은 분산될 수 있지만, 실제 연체 발생 시 관리 비용과 운영 부담은 여전히 카드사가 떠안아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또 정책상품 특성상 금리나 취급 조건을 카드사가 자율적으로 조정하기 어려워 리스크 관리에도 제약이 따른다는 설명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여신전문금융채권 금리가 4%대에 진입하는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조달비용 부담이 커진 가운데 사잇돌대출 취급이 수익성에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라는 취지에는 공감하나 연체율 상승 가능성이 있는 만큼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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