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우재준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에 이어 양향자 최고위원이 15일 장동혁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 총사퇴를 공개 요구했다.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을 둘러싸고 쇄신파·친한(친한동훈)계와 당권파 간 충돌이 격화하는 가운데, 오는 18일 예정된 의원총회가 장 대표 체제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6·3 지방선거가 끝난 후 제가 최고위원 자리에 앉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아마 대다수 국민들과 지지자들은 이번 선거 결과를 보고 저를 포함해 지도부 모두가 물러날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안타깝게도 지금 국민의힘 지도부는 좀비 지도부로 불린다"며 "대한민국의 미래와 보수 정당의 내일을 이끌 분명한 철학과 비전, 노선이 보이지 않는다. 후임 지도부가 이를 바로잡고 당을 이끌 수 있도록 최대한 빨리 우리가 길을 비켜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왼쪽)와 양향자 최고위원(오른쪽)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양 최고위원은 이날 발언을 통해 지도부 총사퇴를 제안했다. 2026.6.15./사진=연합뉴스
장 대표는 양 최고위원 등의 발언이 끝난 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지금 국민의힘을, 국민의힘 지도부를 좀비라고 표현하는 것은 지지를 보내준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생각한다"고 강한 불쾌감을 보였다.
이어 "제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특검 문제 등 우리가 해야 할 일 하나라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며 "실망감은 잠시 뒤로하고 국민의힘을 지지해준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당권파도 일제히 장 대표 엄호에 나섰다. 조광한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지도부 총사퇴 요구를 겨냥해 "당대표는 전당대회를 통해 당원들이 선출했다"며 "임기 동안 당대표가 열심히 노력한 후 당원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면 당원들이 심판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회의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양향자·우재준 최고위원은 조속히 사퇴하라"며 "보궐선거를 통해 국민과 함께 참정권 문제를 제대로 놓고 싸울 의지가 있는 최고위원 두 명을 다시 뽑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적었다.
박준태 당대표 비서실장은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양 최고위원은 최고위원직을 유지하면서 본인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선거를 치른 분"이라며 "선거에 졌으면 본인이 책임져야 되겠다고 생각할 경우 스스로 사퇴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책임지면 된다"고 말했다.
정희용 사무총장은 비공개회의에서 양 최고위원의 지도부 총사퇴에 대해 당 사무처를 대표해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 사무총장은 지난 14일 "당대표 흔들기에서 시작되는 내부 갈등의 증폭은 정작 국민들께서 요구하는 개혁 과제와 대여(對與) 견제라는 야당 본연의 역할을 뒷전으로 밀어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6.15./사진=연합뉴스
이제 당내 관심사는 오는 18일 예정된 의원총회에 집중되고 있다. 다만 의총이 장 대표 거취 문제에 대한 즉각적인 결론을 내리는 자리가 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장 대표가 공개적으로 사퇴 의사가 없다는 뜻을 거듭 밝히고 있는 데다, 지도부 해체를 위한 당내 공감대 역시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도부가 해체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절차도 만만치 않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선출직 최고위원 5명 가운데 4명 이상이 사퇴해야 현 지도부가 해체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된다. 현재 선출직 최고위원은 신동욱·김민수·김재원·양향자 최고위원과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이다. 이들 중 우재준·양향자 최고위원 두 사람만 사퇴 가능성을 보인 상태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지금 당장 지도부 공백을 만드는 것이 맞느냐는 의견도 적지 않다"며 "의총에서 격론은 예상되지만 한 번에 결론이 나기보다는 당내 여론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