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종합편성채널 JTBC를 비롯해 중앙그룹 주요 계열사가 회생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상장기업 콘텐트리중앙 역시 주식이 거래정지 조치를 받으며 주주들의 타격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국내 증권사들은 한 달 전까지 콘텐트리중앙에 대한 '매수' 보고서를 낸 사실이 확인돼 신뢰성 논란이 재차 일고 있다. 과거 대비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매수 일변도의 보고서가 쏟아지는 것은 신뢰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종합편성채널 JTBC를 비롯해 중앙그룹 주요 계열사가 회생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상장기업 콘텐트리중앙 역시 주식이 거래정지 조치를 받으며 주주들의 타격이 커지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17일 한국거래소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중앙그룹 계열사들의 회생절차 쇼크가 시장 전반에 이어지고 있다. 특히 상장기업인 콘텐트리중앙이 회생절차 신청 건으로 '거래정지'에 들어가면서 이번 이슈는 주식시장과도 결부된 이슈로 비화되고 있다. 콘텐트리중앙은 지난 12일을 마지막으로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투자자들은 당연히 '패닉'에 빠졌다. 당장 지난 한 달(5월12일~6월12일)동안만 해도 개인 투자자들은 콘텐트리중앙 주식을 18만2000주가량 순매수 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외인과 기관은 해당 물량만큼을 순매도했다. 최악의 사태로 치닫기 전 개인들이 오히려 주식을 매수한 정황이 포착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콘텐트리중앙 주식은 코스닥 시장에서 미디어·콘텐츠 관련주로 거래되는 주력주 중 하나였다.
투자가 개개인의 판단인 것은 맞지만, 이번 사태 직전까지 콘텐트리중앙에 대한 증권가의 '경고 사인'이 지나치게 옅었던 것은 아니냐는 자성의 목소리가 뒤늦게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일선 증권사들의 분석 보고서다. 많은 증권사들이 콘텐트리중앙에 대해 주가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었지만, 이 가운데 주식을 '매도'해야 한다는 사인을 낸 증권사는 한 곳도 없었다.
다만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기존에 제시했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거나 그대로 유지하는 수준으로 두는 정도였다. 국내 증권사들의 고질적인 '매도 사인 회피' 풍조를 아는 투자자라면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었겠지만, 그렇다 해도 회생절차 한 달 전까지도 매수 레포트가 나온 것은 너무 안이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실제로 지난달 22일까지만 해도 IBK투자증권이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된 실적'이라는 제목을 보고서를 내며 매수 사인을 제시했다. 목표주가 역시 1만3000원으로 유지했고, 보고서 내용엔 2026년 영업이익을 368억원으로 제시하고 있다.
같은 달 15일엔 메리츠증권이 '어려운 상황 속 고군분투'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며 역시 매수 사인을 제시했다. 목표주가는 1만2500원으로 하향조정됐지만 레포트 내용은 올해 1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했다는 사실을 짚으면서 2026년 연결 영업이익을 183억원으로 전망했다.
이밖에도 NH투자증권, DS투자증권, DB증권, 대신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이 올해 들어 콘텐트리중앙을 커버하며 보고서를 냈지만 그나마 한국투자증권이 유일하게 '중립' 사인을 냈을 뿐 다른 증권사들은 모두 매수 사인을 유지하며 결과적으로는 틀린 분석을 한 셈이 됐다.
분석 대상기업이나 투자자들과의 적절한 거리 유지가 되지 않고, 매도 사인을 내는 순간 과도한 주목을 받으며 투자자들의 비판에 직면한다는 부담을 느끼는 애널리스트들의 고충 또한 여러 차례 지적된 바 있다. 예를 들어 에코프로 같이 흡사 '팬덤' 성향이 강한 투자자들이 많은 기업에 대해 하나증권이 매도 보고서를 냈다가 해당 애널리스트가 곤욕을 치른 사례가 불과 3-4년 전이다.
증권사 보고서의 전문성을 문제삼기에 앞서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증권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국내 증권사 한 관계자는 "눈치보지 않고 마음껏 의견을 낼 수 있는 상황을 바라는 애널리스트들도 많이 있다"고 짚으면서 "코스피가 8000을 넘어 1만 포인트를 목표로 하고 있는 상황에선 현재의 분석 보고서 관련 관행은 반드시 고쳐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