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자원 공급망 불안에 ‘순환경제’ 키운다…정부, 선도기업·산단 16곳 첫 지정

입력 2026-06-19 14:45:19 | 수정 2026-06-19 14:45:08
이소희 기자 | aswith5@mediapen.com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중동 지역 분쟁 장기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원자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정부가 국내 폐자원을 전략 자원으로 전환하기 위한 순환경제 산업 육성에 본격 나선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9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전기·전자, 반도체 소재, 철강, 식품 분야 기업과 산업단지 등 16개 기관을 ‘순환경제 선도기업·산업단지’로 최초 지정하고,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기후부가 19일 포스코센터에서 순환경제 선도기업 및 산업단지로 선정된 16곳의 기업과 ‘순환경제 선도기업·산업단지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사진=기후부



이번 사업은 재활용 정책을 넘어 산업 전반의 원료 조달 체계를 수입 중심에서 재생원료 중심으로 전환하려는 첫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개별기업과의 지원·협력에 이어 공급망과 산업단지 단위 협력체계를 구축해 순환경제를 산업생태계에 내재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분야에서 폐냉매 회수와 재사용 체계 구축이 핵심과제로 제시됐다. LG전자와 LX판토스, 칠서리사이클링센터, 오운알투텍, 경남테크노파크는 에어컨과 냉장고 등에서 발생하는 폐냉매를 회수해 재생 냉매로 생산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아울러 반품이나 부분 불량으로 폐기되던 가전제품을 수리해 다시 사용하는 리퍼비시(Refurbish) 모델도 실증한다. 제품 생산 이후 단계까지 자원순환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다.

반도체 소재 업종은 공급망 안정성이 핵심이다. PKC와 아데카코리아는 반도체 공정 부산물에서 희소금속인 하프늄을 회수해 전구체를 생산하고 이를 다시 제조 공정에 투입하는 순환체계를 구축한다. 

하프늄은 연간 세계 생산량이 70여 톤에 불과한 핵심 광물로, 이번 사업은 반도체 산업의 원료 자립도를 높이는 시범 모델로 평가된다. 정부는 사업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경우 다른 핵심광물로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철강 분야에서는 산업 부산물의 고부가가치화가 추진된다. 포스코와 신진기업, 세림상운, 진평 등 협력기업들은 공정 분진과 슬래그, 오니류에 포함된 철과 탄소 성분을 회수해 재생 원료로 활용한다. 

현대제철은 흥진개발, 세움산업개발 등 협력사들과 철강 슬래그를 공유해 도로 포장재인 아스콘과 콘크리트용 골재를 생산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그동안 매립 또는 저부가 활용에 머물렀던 부산물을 산업 원료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다.

식품 분야에서는 삼양식품과 강원바이오에너지가 협력해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기성 폐기물을 바이오가스로 전환해 에너지로 활용한다. 동시에 재활용이 어려운 복합재질 포장재를 단일 재질 중심으로 개선해 포장재의 순환성을 높이는 사업도 추진한다.

이번 사업의 특징은 업종별 순환경제 전략이 각각 다르다는 점이다. 전기·전자는 제품 수명 연장과 재사용, 반도체는 핵심광물 확보, 철강은 공정부산물 순환, 식품은 폐기물 에너지화와 포장재 혁신에 중점을 두고 있다. 폐기물 감량이라는 목표를 넘어 각 산업의 공급망 취약성과 비용 구조를 동시에 개선하려는 전략이다.

산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이 경제안보 정책의 성격을 갖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중국의 핵심광물 통제와 중동 정세 불안으로 원자재 공급망 리스크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국내 폐자원을 재생원료로 활용할 경우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원가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이 순환경제를 탄소중립과 산업경쟁력의 핵심 축으로 추진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역시 자원 확보 전략을 ‘회수·관리’에서 ‘순환 이용’으로 확대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선정된 기업 및 협력체와 함께 2026~2030년 순환경제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폐기물 규제 개선과 실증특례, 공정 개선 및 설비 구축 지원, 연구개발(R&D) 과제 발굴 등을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자원 공급망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순환경제 전환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순환경제 선도기업·산업단지가 산업생태계 전반의 변화를 이끄는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