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고리로 장외 정치에 다시 시동을 걸고 있다. 당내 징계 절차와 사퇴 압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장외에서 지지층을 결집해 자신을 향한 사퇴 요구를 정면 돌파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장 대표는 8일 오후 국민의힘 인천시당에서 청년 단체 '올바른 공정(올공)' 회원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인천시청 앞에서 열리는 '인천 투표용지 부족 사태 규탄 및 참정권 수호 집회'에 참석한다. 장 대표가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집회 외에 다른 지역 투표 용지 부족 사태 관련 집회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 대표는 인천을 시작으로 전국 순회 집회에도 참석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10일로 예정됐던 대구·경북 일정은 주말로 조정하기로 했다. 이후 부산과 광주 등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한 지역을 잇달아 찾아 재선거 여론전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8일 인천 남동구 인천시당에서 열린 '6·3 참정권 박탈 사태 인천 청년·대학생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7.8./사진=연합뉴스
장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오늘 인천을 시작으로 부산과 광주를 거쳐 대구·경북도 방문하려고 한다"며 "올공의 목소리가 광장에만 머물지 않고 전국으로 퍼져나갈 수 있도록 새로운 시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빼앗긴 한 표를 되찾기 위해 가장 먼저 일어선 것은 청년들"이라며 "청년들이 앞장서주지 않았다면 이렇게 중요한 사태도 유야무야 됐을 것"이라고 했다.
재선거 필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장 대표는 "특검을 통해 이번 참정권 박탈 사태의 실체가 밝혀지면 재선거도 뒤따라야 한다"며 "어느 정당의 유불리를 따질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 회복이라는 원칙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이 믿지 못하는 사전투표도 없애야 한다"며 "청년들과 함께 반드시 사전투표 폐지를 쟁취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장 대표가 당분간 윤리위 징계 국면과 당내 사퇴 압박에도 전국 순회 집회를 이어가며 재선거 이슈를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장 대표는 자신을 향한 당내 사퇴 요구에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은 채 장외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장 대표가 장외에서 재선거 여론을 확산하며 지지층 결집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장외 여론전으로 강성 지지층 결집에는 성공하더라도 당내 비판 여론까지 돌려세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장 대표를 향한 사퇴론도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 6일 당 중앙윤리위원회가 지방선거 기간 무소속 한동훈 의원을 지원한 친한(친한동훈)계 등에 대한 징계안 심의에 착수하면서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지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개혁성향 모임인 '대안과 미래' 소속 이성권 간사를 비롯한 의원들이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조찬 회동을 열고 있다. 2026.7.7./사진=연합뉴스
당내 개혁파 모임 '대안과 미래' 간사를 맡고 있는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당 윤리위에서) 부당한 징계들이 이뤄지면 행동해야 된다"며 "필요하면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하고 연판장을 돌리거나 피켓 시위도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더불어민주당에 자당 박덕흠 국회부의장 낙선 전화를 돌리는 등의 문제로 당 윤리위원회에 제소된 조경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생존과 차기 총선 승리를 위해 윤리위원회가 장동혁 당대표에 대한 제명 및 출당 처분을 결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맞불을 놓기도 했다.
지도부 투톱인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징계 문제와 관련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이날 오전 매일신문 유튜브에 출연해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정도의 징계가 이뤄져야 한다"며 "윤리위 절차와 결과 모두 국민과 당원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