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란바타르=미디어펜 김소정 기자]이재명 대통령은 9~11일(현지시간)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15년만에 몽골을 국빈방문해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의 원칙적 타결에 합의했다. 이로써 양국은 교역·투자 확대 등 경제협력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특히 몽골산 구리·몰리브덴·희토류에 한국이 부과하던 2~5%의 수입관세가 즉시 철폐된다. 몽골을 통해서도 핵심광물 공급망 다변화를 이루게 된 것이다. 로봇, 전기차 등 첨단산업의 핵심 원료인 네오디뮴을 비롯한 희토류 매장에서 몽골은 세계 2위다. 몰리브덴은 합금철 및 특수강 제조에 쓰이며, 몽골은 이 밖에 다양한 희소 금속을 다량 보유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9일 한-몽골 정상회담에서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양국이 30여년간 쌓아온 우정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몽 관계의 황금시대’를 만들어가자”고 밝히고, “몽골은 우리의 국익 중심 실용외교의 주요 파트너이며, 한국은 몽골의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전략적 협력 파트너라는 메시지가 양국 국민들게 잘 전달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정상회담 이후 후렐수흐 대통령과 한-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해 “CEPA 타결로 소비재와 자동차, 의약품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교역과 투자가 더욱 활발해져서 양국간 공동성장의 미래를 한 단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몽탄’ 같은 상생의 모델을 더욱 확산시켜나가자. 몽탄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상호호혜적 협력 모델’”이라고 말했다. 울란바타르엔 한국 상점과 식당, 카페, 학원, 기업이 밀집해 ‘몽탄 신도시’(몽골과 동탄 신도시의 합성어)라고 불릴 정도로 한인 경제권이 잘 형성돼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친바트 너밍 몽골 디지털개발혁신통신부 장관이 9일(현지시간) 울란바타르 정부청사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이 임석한 가운데 디지털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7.9./사진=연합뉴스
이번에 양 정상은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 첨단 과학기술, 물류·인프라, 농업·축산, 보건·의료, 개발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호혜적이고 지속가능한 협력의 폭도 넓혀나가기 위한 20여건의 양해각서(MOU) 및 협정을 맺었다.
‘희소금속 공동연구센터’ 거점 핵심광물의 채굴·가공까지 기술이전 촉진키로
이번에 양 정상은 ‘한-몽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를 위한 공동선언문’도 발표했다. 양국은 CEPA의 원칙적 타결을 환영하며, 무역 및 투자 협력을 새로운 단계로 도약시키고, 경제협력의 범위를 확대하는 한편, 공급망·첨단기술·디지털 경제 및 고부가 가치 제조 분야에서의 협력을 적극 촉진하고 발전시켜나가기로 합의했다.
또 양국은 공동선언문에서 향후 5년 내 양국간 교역 규모를 10억 달러까지 확대할 목표를 설정했으며, 몽골의 지역균형발전과 도시계획·개발 과정에 대한민국의 주택 재개발 정책, 도시재생, 상수도 공급체계 및 스마트시티 분야 경험을 도입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울란바타르에 설립된 ‘희소금속 공동연구센터’를 거점으로 핵심광물의 탐사, 채굴, 선광, 가공 분야에서 기술 이전을 촉진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협력하기로 합의한 내용도 공동선언문에 포함됐다.
양국은 몽골 정부가 추진 중인 ‘제2 국립암센터 건립’ 사업과 관련해 이 병원이 대한민국의 AI 등 최첨단 의료시스템 및 기술을 도입한 국제적 수준의 의료기관이 될 수 있도록 대한민국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의 타당성 조사를 통해 협력해나가기로 합의했다.
공동선언문에 NPT 입장 포험…한반도 평화·안정이 동북아 안보 증진 강조
이와 함께 양국은 공동선언문을 통해 외교 다변화와 실용적 국익 극대화를 위한 대한민국의 신북방정책과 몽골의 제3의 이웃정책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양 정책에 대한 상호 지지를 표명했다. 또한 이를 토대로 제반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며, 양국의 공동 번영과 역내 평화·안정에 기여해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양국은 핵확산금지조약(NPT) 협약국으로서 그 3대 축인 비확산, 군축, 평화적 이용에 대한 지지 입장을 표명했으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동북아시아 지역 전체의 평화와 안정, 안보를 증진하는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10일엔 산닥 밤바척트 몽골 국회의장과 냠오소르 오츠랄 총리를 잇따라 접견하고 정상회담의 후속조치를 당부했으며, 같은 날 저녁 후렐수흐 대통령이 마련한 국빈만찬에 참석해 예정된 시간을 훌쩍 뛰어넘는 3시간가량 화기애애한 시간을 가졌다.
이재명 대통령과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울란바타르 수흐바타르 광장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의장대 분열을 보고 있다. 2026.7.9./사진=연합뉴스
국빈만찬서 이 대통령 부부 사진 편집 영상 ‘눈길’, 어릴적 모습부터 결혼사진 포함
특히 만찬 중 몽골의 가수 간터거가 우리나라 노래인 ‘가족사진’을 부르기 시작하자 무대 스크린에 이 대통령 부부의 사진을 편집한 영상이 상영돼 눈길을 끌었다. 영상엔 이 대통령의 어릴 적 모습부터 이 대통령 부부의 결혼식과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 제21대 대통령선거와 이번 국민방문 일정까지 담겼다.
국빈만찬에서 후렐수흐 대통령은 “15년만에 이뤄진 한국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계기로 양국이 ‘한-몽골 협력의 황금시대’를 열게 된 것이 뜻 깊다”며 정상회담을 통해 채택된 ‘한-몽골 미래 협력 공동선언’과 다양한 분야 협력 문서 체결을 높이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몽골에서 진정한 친구를 뜻하는 말인 ‘안다’를 언급하며, “한국은 몽골의 ‘안다’로서 새로운 도약과 발전을 함께하는 동반자가 되겠다”고 말하고, 몽골인들의 우수한 시력을 말하며, “한국은 미래를 함께할 진정한 친구와 파트너를 알아보는 안목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이 대통령은 11일 몽골의 자유와 독립정신을 기리는 최대 명절인 ‘나담축제’에 공식 주빈으로 참석하면서 이번 국빈방문을 마무리한다. 나담축제에 우리나라 정상이 주빈으로 초청된 것은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김혜경 여사와 함께 나담축제 3대 종목 중 하나인 활쏘기 경기장과 몽골 전통놀이인 샤가이 경기장을 찾아 몽골 문화를 직접 체험한다.
이후 이 대통령 내외는 후렐수흐 대통령이 주최하는 환송 오찬에 참석하는 것을 2박 3일간의 몽골 국빈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