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최태원 SK그룹 회장이 AI(인공지능)·반도체를 중심으로 성장 전략을 앞세워 그룹은 물론 핵심 계열사의 기업가치 제고를 이끌고 있다. 과감한 투자와 사업 재편을 통해 AI 밸류체인 구축에 속도를 내면서 실적과 시장 평가 모두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최 회장은 이에 그치지 않고 국내외 AI·반도체 투자를 확대해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AI(인공지능)·반도체를 중심으로 성장 전략을 앞세워 그룹의 기업가치 제고를 이끌고 있다. 사진은 최태원 회장이 ‘2026 New 이천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사진=SK 제공
16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의 지주사인 SK㈜는 올해 1분기 매출 36조7513억 원, 영업이익 3조6731억 원을 올렸다. 이는 2024년 1분기 매출 33조268억 원, 영업이익 1조5372억 원과 비교하면 대폭 성장한 수치다. 매출은 2년 전보다 11.3%, 영업이익은 138.9% 증가했다.
그룹에서 반도체와 AI의 핵심을 맡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매출 52조5763억 원, 영업이익 37조6103억 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약 3배, 영업이익은 약 5배 늘어났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이익이 200조 원을 훌쩍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SK에코플랜트도 올해 1분기 매출 4조8997억 원, 영업이익 9314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99.3%, 영업이익은 1261.7% 급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3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3159억 원의 약 3배에 달하는 규모를 달성했다.
이 같은 실적 성장은 최 회장이 추진해온 AI·반도체 중심의 사업 재편과 선제적 투자가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SK㈜는 2024년부터 AI·반도체 밸류체인 시너지를 강화하는 리밸런싱을 본격 추진한 성과가 실적에 반영됐다. 회사는 AI, 반도체, 차세대 에너지 중심의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또 SK하이닉스는 최 회장의 선제적 투자와 기술 개발 지원으로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특히 HBM(고대역폭메모리)의 경우 최 회장이 적극적인 지원 아래 성능을 지속 끌어올렸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핵심 공급망을 선점하며 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핵심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SK에코플랜트 역시 AI·반도체로 영역을 확대하며 성과를 올렸다. 지난 2024년에는 에센코어와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를, 2025년 SK트리켐·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등 반도체 소재 기업을 편입하면서 ‘AI·반도체 밸류체인’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최 회장의 AI·반도체에 대한 강한 의지는 그룹 구성원들에게 보낸 영상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AI·반도체는 물론 에너지까지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제시하며, 그룹의 역량을 결집해 비전을 달성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최 회장은 지난달 그룹 전 구성원에게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SK그룹만큼 포트폴리오가 잘 짜여 있는 곳은 지금 거의 보기 힘들다”며 “3년여 만에 우리는 AI 트렌드를 아주 잘 올라타 있는 포지션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반도체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메모리 하나만 계속 한다 하더라도 우리는 AI의 수혜자”라고 말했다. 또한 “에너지 기업을 내부에 갖고 있고, 현재 있는 에너지를 전기화로 바꿔야 하는데 그 능력까지 이른바 풀스택으로 다 들고 있는 곳은 없다”며 “가장 속도감 있게 이 일들을 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태원 회장, 국내외 투자 지속…“AI 시대 존재감 커진다”
최 회장이 그리는 미래는 국내외 투자 확대를 통해 실현될 전망이다. 2025년에는 국내 최초의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울산에서 착수했으며, 최근에는 대한민국 대도약 메가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100조 원을 투입해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을 조성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해외 투자도 이어질 전망이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의 미국 나스닥 시장 진출을 계기로 미국에서 투자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최근 미국 테크 전문 플랫폼 ‘식스파이브미디어’와의 인터뷰를 통해 “SK는 이미 미국에 35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는데 앞으로는 훨씬 더 크고 다양한 투자 계획이 있다”며 “AI 데이터센터와 AI 벤처, 연구개발센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인디애나 공장도 확장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차세대 에너지 분야에서도 투자 행보는 이어지고 있다. SK㈜는 세계 최대 사모펀드 그룹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신재생에너지 합작법인(JV)을 설립해 국내 최대 신재생에너지 기업을 출범시키고, 2031년까지 운영 전력 용량을 10GW(기가와트)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움직임 역시 AI 산업 확대로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안정적인 전력 공급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최 회장의 전략으로 해석된다.
재계 내에서는 최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 역시 미래 성장 전략을 뒷받침하는 핵심 경쟁력으로 평가하고 있다. 최 회장은 2024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등 미국 빅테크 수장들과 연쇄 회동하며 AI·반도체 협업을 모색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SK AI 써밋’을 처음 개최해 TSMC, 오픈AI 등 글로벌 AI 리더 기업들과의 협력의 장을 국내에 마련하기도 했다.
또 젠슨 황 CEO와는 꾸준히 유대 관계를 이어오며 지난달에도 만나 AI 반도체 협력 방안과 미래 기술 발전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특히 SK그룹과 엔비디아의 AI 협력을 전방위적으로 확대하기로 하면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한층 강화했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이 현재 AI 시대 경쟁력을 확보한 배경에는 최 회장의 공격적인 투자와 과감한 의사결정이 있다”며 “AI·반도체·에너지가 하나의 성장 축으로 시너지를 창출한다면 SK그룹의 존재감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