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한국은행이 3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하면서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이 이자 폭탄과 반대매매라는 이중고에 휩싸였다. 역대 최대 규모인 62조원의 증권 대출 잔액에 최고 연 9%대의 신용융자 금리가 덮친 가운데, 20일 오전 국내 증시가 동반 폭락하면서 대규모 강제 청산에 대한 공포감이 시장을 덮치고 있다.
한국은행이 3년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하면서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이 이자 폭탄과 반대매매라는 이중고에 휩싸였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신용거래융자와 예탁증권담보융자를 합친 증권계좌 대출 일평균 잔액은 61조9084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앞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의 장기 신용융자 금리는 최고 연 9.5%에서 9.6% 수준까지 높아졌다. 단순 계산 시 전체 연간 이자 부담만 약 1548억원 늘어나는 셈이다.
이처럼 빚투 부담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주가 급락이라는 뇌관이 터졌다. 이날 오전 11시 41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33.44포인트(3.42%) 급락한 6587.16을 가리키고 있으며, 코스닥 지수도 4.94% 폭락한 752.70으로 무너졌다. 주가가 하락해 담보유지비율을 채우지 못한 계좌에서 주말 사이 증거금을 채우지 못했을 경우 개장 직후 대규모 반대매매가 집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한 상황이다. 실제로 유가증권시장에서 장중 3184억원의 개인 매도세가 쏟아지며 시장의 불안감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특히 빚투 자금이 집중된 대장주들의 하락세가 뼈아프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장중 9000원(3.53%) 하락한 24만6000원, SK하이닉스는 5만9000원(3.20%) 내린 178만3000원에 거래되며 지수를 짓누르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에코프로비엠이 5.69% 하락하고 원익IPS가 15.92% 폭락하는 등 이차전지와 반도체 관련주들이 일제히 직격탄을 맞았다. 현대차(-5.65%), KB금융(-5.02%) 등 대형 우량주들도 낙폭을 키웠다.
반대매매 물량이 시장에 한꺼번에 쏟아지면 주가가 다시 하락하고, 이는 또 다른 담보 부족 계좌를 양산해 추가 강제 청산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게 된다. 시장의 불안감이 극도에 달하자 앞서 KB증권은 이날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예탁금을 전 등급 1000만원으로 일괄 상향하는 등 증권사들도 리스크 관리에 고삐를 죄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신용융자 금리가 크게 오른 상태에서 장중 코스피 3%대 폭락까지 겹치며 빚내서 투자한 개인들의 이자 상환 부담과 반대매매 우려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며 "대장주들마저 무너지는 현 장세에서는 신규 레버리지 투자를 엄격히 자제하고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에 전력을 다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