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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직매립금지 공백 메운 민간소각…“공공협력시설로 제도화해야”

입력 2026-07-20 17:15:52 | 수정 2026-07-20 17:15:50
조태민 기자 | chotaemin0220@mediapen.com
[미디어펜=조태민 기자]“공공에서 해결하지 못한다면 민간이 처리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직매립금지, 제대로 가고 있나’ 토론회가 열렸다./사진=조태민 미디어펜 기자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금지 시행 후 공공시설 부족으로 생긴 처리 공백을 민간소각시설이 메운 만큼, 이를 공공 처리체계의 보완축으로 제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감량·재활용과 환경안전을 전제로 우수 민간시설을 ‘공공협력시설’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 주최, 기후에너지환경부 후원으로 ‘직매립금지, 제대로 가고 있나’ 토론회가 열렸다. 시민사회와 소비자단체, 한국자원순환에너지공제조합(공제조합), 정부 관계자들은 제도 시행 6개월의 성과와 한계를 짚고 2030년 전국 확대에 대비한 처리체계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

직매립금지는 종량제봉투 등에 담긴 생활폐기물을 매립지에 바로 묻지 못하게 하고, 재활용이나 소각을 거친 뒤 남은 잔재물만 매립하도록 한 제도다. 수도권에서는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됐으며 수도권 외 지역에는 2030년부터 적용된다.

첫 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장정구 기후생명정책연구원 대표는 직매립금지의 취지에는 동의하면서도 처리 방식이 매립에서 소각으로 바뀌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장 대표는 “제도는 시행됐지만 감량 중심의 구조 전환에는 여전히 많이 부족했다”며 폐기물 발생량 감축과 재사용·재활용 확대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시설 활용이 불가피하다면 의존 기간과 관리 기준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처리단가와 처리 위치, 운반 거리, 환경정보를 공개해 과도기적 위탁이 상시적인 의존 구조로 굳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발표를 맡은 김주원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사무처장은 정책에 대한 시민의 낮은 인지도를 문제로 꼽았다.

여성소비자연합이 소비자 300명을 조사한 결과 직매립금지가 전국에서 시행되고 있다고 잘못 알고 있는 응답자는 50.7%였다. 현재 시행 지역인 서울·경기·인천을 정확히 고른 비율은 22.7%에 그쳤고, 제도 시행 사실을 몰랐다는 응답도 29.9%였다.

시민들이 꼽은 우선 대책은 쓰레기 발생 감축 49.8%, 자원 재활용 확대 31.3%로 두 항목을 합친 비율이 81.1%에 달했다. 공공소각시설 확대에는 94.3%가 동의했지만 환경적 안전성과 정보 공개, 절차적 정당성, 주민 참여가 전제돼야 한다는 의견이 뒤따랐다.

김 사무처장은 “시민이 모르는 정책은 작동할 수 없다”며 “직매립금지의 해법은 소각이 아니라 감량이고, 공공소각장은 감량 이후를 위한 보완시설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직매립금지, 제대로 가고 있나’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공공소각시설 확충과 민간시설 활용, 발생지 처리 원칙 등을 놓고 의견을 나누고 있다./사진=조태민 미디어펜 기자


이어진 토론에서는 공공소각시설이 확보되기 전까지 민간시설의 역할을 어떻게 설정할지를 놓고 의견이 오갔다.

심재곤 환경·인포럼 회장은 소각장과 매립지를 전기·수도처럼 생활에 필수적인 사회간접자본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 반대와 선거 부담을 안은 지방자치단체에 시설 확충 책임만 맡겨서는 2030년 전국 시행에 대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심 회장은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장 가운데 어느 누가 주민들이 싫어하는 시설을 나서서 짓겠느냐”며 중앙정부의 재정 지원과 주민 보상, 민간 참여를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외적 직매립이 제도의 원칙을 흔들 수 있다는 시민사회의 우려도 제기됐다. 정부와 수도권 3개 시·도는 소각시설 정비 등에 대비해 올해 총 16만3316t의 생활폐기물을 수도권매립지에 예외적으로 직매립할 수 있도록 했다.

김선홍 수도권매립지연장반대범시민사회단체협의회 회장은 “제도 시행 뒤 90일도 지나지 않아 예외적 직매립이 허용됐다”며 예정된 소각시설 개보수를 불가피한 상황으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송원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발생지 처리 원칙과 소각시설의 필요성을 국민에게 설명하는 과정에서 중앙정부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방정부에 처리 책임을 맡기면서 시설 확충에 필요한 재정과 권한은 충분히 주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시민사회의 문제 제기에 대해 김형순 공제조합 이사장은 직매립금지 시행 이후 민간소각시설이 실제로 맡은 역할을 수치로 설명했다.

공제조합에 따르면 올해 7월10일 기준 수도권 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한 생활폐기물 민간 처리대행 물량은 87만1611t이다. 이 가운데 민간소각시설이 맡은 물량은 50만6121t으로 전체의 58.1%를 차지했다. 나머지 36만5490t은 재활용시설에 위탁됐다.

전국적으로는 123만6459t이 민간시설에 위탁됐으며 이 중 소각 물량은 82만9107t, 재활용 물량은 40만7352t이다. 전국 66개 민간소각시설은 연간 120만t 이상의 추가 처리 여력을 갖췄다는 게 공제조합의 설명이다.

장 대표가 민간소각 처리비용에 따른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부담 가능성을 제기한 데 대해 김 이사장은 공공과 민간시설은 투자비와 운영비를 산정하는 방식이 달라 단순한 단가 비교는 어렵다고 맞섰다.

김 이사장은 “발생지 처리 원칙에는 100% 동의하지만 모든 지방자치단체가 당장 자체 소각시설을 갖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민간기업으로서 정부 정책을 시행하는 데 일조할 수 있는 위치에 있고 앞으로도 처리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진상 환경칼럼니스트는 공공과 민간 중 하나만을 선택하는 방식으로는 직매립금지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수도권에서 추진 중인 공공소각장 신·증설 사업 27곳 가운데 실제 착공한 곳은 성남시와 인천 옹진군 두 곳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유 칼럼니스트는 일정한 시설·환경 기준을 갖춘 민간소각장을 ‘공공협력시설’로 지정하고 정부가 처리단가와 환경관리 기준을 마련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공공이 처리 책임과 관리 권한을 갖고 민간이 부족한 시설과 물량을 보완하는 병행체계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종량제봉투를 소각하기 전 폐비닐 등 재활용 가능한 자원을 먼저 골라내는 전처리시설을 확대하면 신규 소각시설 건설 부담과 소각 대상량을 함께 줄일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황남경 기후에너지환경부 생활폐기물과장은 수도권에서 발생한 생활폐기물이 현재까지 전량 처리되고 있으며 소각시설이 부족한 지방정부는 과도기적으로 민간 위탁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밖에서 처리되는 물량은 전체 발생량의 약 3.5%다.

정부는 2030년까지 수도권 생활폐기물 발생량을 2025년보다 8%, 약 29만t 줄이고 예외적 직매립 감축률도 단계적으로 높일 계획이다. 소각시설 설치 절차 간소화와 국고 지원 대상 확대, 전처리시설 확충도 병행한다.

황 과장은 “오늘 제기된 의견을 잘 들었다”며 “관계기관과 조율해 제도 보완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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