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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고·입법 압박 이중고… 격변기 속 재계 구심점 이어져야

입력 2026-07-21 11:10:54 | 수정 2026-07-21 11:41:37
조우현 기자 | sweetwork@mediapen.com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우리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지고 정부와 기업 간 소통을 이끌어온 주요 경제단체들이 내년 초 수장 교체기를 맞이한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첨단 산업 지형의 급변 속에서, 대한민국 경제의 균형추 역할을 해온 재계 리더십의 세대교체가 매끄럽게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류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장의 임기는 내년 2월 종료된다. 최근 제주에서 열린 하계포럼 간담회에서 최 회장은 경제단체 활동 마무리를 시사했고, 류 회장 역시 후임 인선의 난항을 토로하면서 차기 재계 리더십이 한층 복잡해진 모양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6월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6경제단체·기업인 간담회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발언 뒤 참석자와 함께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경제단체 체질 개선과 대한민국 대표 자리매김

두 수장은 재계가 대내외적 변수로 위축됐던 시기에 취임해 경제단체의 위상과 역할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2021년 취임 이후 대한상의를 재계의 소통 플랫폼으로 구축했다. 전통적인 경제단체의 틀을 깨고 기업의 가치를 확산시키는 한편,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과 APEC CEO 서밋 의장직 수행 등을 통해 한국 기업의 글로벌 영토를 넓히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류진 회장 역시 글로벌 싱크탱크형 경제단체로의 전환을 선언하며 한경협의 새 출발을 이끌었다. 내부 쇄신을 통해 4대 그룹의 복귀 발판을 마련했고, 탄탄한 대미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속에서 우리 기업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방패막 역할을 해왔다.

이처럼 두 수장이 굵직한 성과를 올렸음에도 차기 구도가 쉽게 윤곽을 드러내지 않는 배경에는, 4대 그룹 총수들이 경제단체장을 맡지 않아 왔던 재계의 오랜 내력이 자리하고 있다.

실제 국내 재계 역사에서 주요 대기업 총수가 경제단체장을 직접 맡아 앞장선 사례는 매우 드물다. 주요 그룹 총수들은 본업인 글로벌 경영과 내실에 역량을 집중해 온 데다, 과거 정권 교체기마다 반복된 외풍이나 정치적 리스크를 감내해야 하는 경제단체장 자리를 선뜻 맡기 어려워했기 때문이다. 

과거 전경련 시절 마땅한 후임 추대가 어려워 허창수 회장이 오랜 기간 자리를 지켜야 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태원 회장이 대한상의를 맡아 5년 넘게 맡은 재계에서도 이례적인 결단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 회장이 “내년 이후에는 제 목소리를 많이 듣지 못할 것”이라며 선을 그은 것 역시, 이제는 그룹 내실 경영에 집중하겠다는 방증이라는 분석이다.

◆ 기업 경영 압박 거세지는 시점… “미래 성장 뒷받침할 리더십 절실”

문제는 현재 한국 재계가 직면한 현실이 경제단체의 강력한 구심점을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외적으로는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극대화되며 첨단 산업의 고립 우려가 커지고 있고, 대내적으로는 과거 정부 시절부터 쌓여온 기업 규제 기조가 현 야권 주도의 입법 지형과 맞물려 한층 거세지고 있다. 

상법 개정안을 비롯해 기업의 경영 자율성을 위축시키고 지배구조를 흔드는 각종 규제 법안들이 연이어 추진되면서 기업들이 짊어져야 할 사법·입법 리스크는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이처럼 기업 활동을 옥죄는 환경 속에서, 시장경제의 가치를 지키고 경제 활력을 제고하기 위해 정·관계와 국회를 상대로 설득력 있는 목소리를 낼 ‘무게감 있는 스피커’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해법은 4대 그룹 총수들의 실질적인 역할과 결단에 있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류진 회장이 공약으로 내걸었듯, 삼성·SK·현대차·LG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이 한경협 회장단 등에 실질적으로 합류해 힘을 실어줘야만 차기 리더십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의미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패권 경쟁 속에서 경제단체의 수장은 단순한 명예직이 아니라 우리 기업의 글로벌 생존권을 대변하는 자리”라며 “대내외적 리스크가 중첩된 시기일수록 기업이 흔들리지 않도록 재계 리더들의 책임 있는 결단과 리더십 연속성이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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