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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시대②] 보안도 경쟁력… 기업 생존 필수 조건 '신뢰'

입력 2026-07-21 15:45:57 | 수정 2026-07-21 16:31:51
배소현 기자 | kei_05219@mediapen.com
검색과 메신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생성형 AI까지 디지털 산업 전반에서 플랫폼의 영향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콘텐츠를 만들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을 넘어 이용자와 데이터, 유통을 연결하는 플랫폼 경쟁이 산업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미디어펜은 이번 '플랫폼 시대' 기획을 통해 글로벌 빅테크 중심으로 재편되는 시장에서 '토종 플랫폼의 의미와 경쟁력, 그리고 과제'에 대해 세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광고형 요금제와 AI 추천, 간편결제, 생성형 AI 서비스 등 플랫폼 산업이 이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성장하면서 보안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개인정보 보호가 보안 사고 방지뿐만이 아닌 이용자 신뢰와 서비스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으면서다. 최근 쿠팡과 통신3사, 티빙 등 IT 산업군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면서 업계에서는 보안을 비용이 아닌 플랫폼의 경쟁력을 위한 필수 투자로 바라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AI 이미지



21일 업계에 따르면 플랫폼 기업들은 검색과 쇼핑, 콘텐츠, 통신, AI 서비스를 하나로 연결하며 이전보다 훨씬 많은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플랫폼이 확보하는 정보도 다양해지고 있다. 가입 정보와 결제 정보는 물론 검색 기록과 시청 이력, 광고 반응, 위치 정보, AI 이용 기록까지 서비스 전반에서 생성되는 데이터가 플랫폼 경쟁력의 핵심 자산으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 AI 추천과 광고 개인화 기능이 확대되면서 데이터 활용 범위 역시 빠르게 넓어지는 추세다.

이처럼 데이터 가치가 커질수록 보안이 차지하는 비중도 달라지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은 해킹 사고를 넘어 이용자 신뢰 하락과 가입자 이탈, 제휴 관계 악화, 소송과 과징금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플랫폼 경쟁이 심화될수록 보안 역량 역시 서비스 품질만큼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데이터 산업으로 진화한 플랫폼… 보안이 경쟁력

생성형 AI 확산은 이러한 흐름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AI 서비스는 이용자의 질문과 업무 문서, 소비 패턴 등 다양한 데이터를 학습하고 분석할수록 서비스 품질이 높아지는 구조다. 플랫폼이 AI를 핵심 기능으로 탑재할수록 보호해야 할 정보의 범위 역시 넓어질 수밖에 없다.

플랫폼 간 연결성도 높아지고 있다. 간편로그인과 통합 멤버십, 제휴 서비스가 일상화되면서 하나의 플랫폼이 여러 기업의 서비스를 연결하는 구조가 일반화됐다. 이용자 편의성은 높아졌지만 사고가 발생할 경우 피해 역시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커졌다.

최근에는 생성형 AI를 악용한 자동화 공격과 계정 탈취, 인증정보를 노린 침입 시도 등 해킹 수법도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다. 플랫폼이 보유한 데이터 규모가 커지고 서비스 간 연결성도 높아지면서 기업들도 정보보호 체계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안업계에서는 최근 다른 서비스에서 유출된 계정을 여러 플랫폼에 무차별 대입하는 '크리덴셜 스터핑(Credential Stuffing)' 공격이 대표적인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한다. 하나의 서비스에서 유출된 계정 정보가 여러 플랫폼으로 확산될 수 있는 만큼 플랫폼 사업자의 선제적인 탐지와 대응 역량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 SKT·쿠팡·티빙… 잇따른 정보 유출에 흔들린 신뢰

이 가운데 최근 국내 IT 산업에서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며 보안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 지난해 SK텔레콤 유심 정보 유출 사고 등 통신3사의 해킹 이슈에 이어 쿠팡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고, 최근에는 티빙에서도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이 확인됐다.

특히 플랫폼 간 제휴와 간편로그인 연동이 확대되면서 공격 대상과 침입 경로도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보안업계에서는 플랫폼 간 연결성이 높아질수록 해커들이 노릴 수 있는 접점도 함께 늘어나는 만큼 단일 서비스 보안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고 설명한다.

티빙 개인정보 유출 사고 역시 플랫폼 산업이 직면한 새로운 보안 환경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는 약 1953만 명으로 국내 역대 네 번째 수준이다. 티빙 직접 가입자뿐 아니라 네이버·카카오 간편로그인과 통신사 제휴 상품을 통해 가입한 이용자 정보도 유출 대상에 포함됐다.

유출 정보에는 아이디와 이름, 생년월일, 비밀번호, 환불 계좌번호뿐 아니라 연계정보(CI)와 중복가입확인정보(DI)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를 특정 기업의 관리 소홀만으로 보기보다 플랫폼 간 연결 구조가 확대되는 가운데 해킹 수법 역시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공격 자동화와 인증정보 탈취 등 새로운 위협이 잇따르면서 기업들이 보안 투자를 확대하더라도 이를 실시간으로 따라잡기 쉽지 않은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현재 민관합동조사단을 통해 티빙 사고 관련 침투 경로와 정보보호 관리 체계를 조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사가 개별 사고 원인 규명에 그치지 않고 플랫폼 간 연계 서비스가 확대되는 환경에 맞춰 정보보호 체계를 어떻게 고도화할 것인 지에 대한 논의로 이어질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 제재와 투자 사이… 플랫폼 보안의 새로운 과제

정보보호 투자는 이미 서비스 경쟁력과 직결되는 핵심 투자 영역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AI 서비스와 플랫폼 기능이 고도화될수록 데이터 보호 역량 자체가 이용자 신뢰를 결정하는 경쟁력이 되고 있어서다.

이에 보안 관련 문제는 사고 이후 대응보다 침해를 사전에 탐지하고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이상 징후를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인증 체계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하는 등 상시적인 보안 운영 역량이 플랫폼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보안 사고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것과 별개로 과도한 과징금과 소송 부담이 국내 플랫폼의 투자 여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특히 글로벌 빅테크와 투자 경쟁을 벌여야 하는 국내 플랫폼 입장에서는 보안 투자와 AI 투자, 콘텐츠 투자까지 동시에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제도적 균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플랫폼 산업은 AI 인프라 구축과 데이터센터, 콘텐츠 확보 등 대규모 투자가 동시에 이뤄지는 산업이다. 여기에 보안 투자까지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하는 만큼 사고 발생 시 막대한 과징금과 소송 부담이 더해질 경우 미래 투자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책임을 묻는 것과 함께 기업들이 정보보호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제도적 예측 가능성도 함께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제재를 강화하는 것보다 보안 수준을 높이기 위한 투자가 선순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장기적으로 이용자 보호에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업계 내 한 관계자는 "플랫폼은 말 그대로 콘텐츠와 쇼핑, 통신, AI 서비스를 하나로 연결하는 산업인 만큼 보안 사고가 발생하면 피해도 한 기업을 넘어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며 "기업의 책임을 강화하는 동시에 보안 투자와 기술 고도화를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글로벌 시장에서도 국내 산업의 신뢰와 경쟁력을 함께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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