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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채 빙하기 뚫은 SK에코플랜트, 시장 선택받은 이유는

입력 2026-07-23 10:17:00 | 수정 2026-07-23 10:16:51
박소윤 기자 | xxoyoon@daum.net
[미디어펜=박소윤 기자]SK에코플랜트가 얼어붙은 건설채 시장 분위기 속에서도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하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입증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투자심리 약화와 고금리 부담으로 건설사들의 공모채 이탈이 이어지는 가운데 반도체 중심의 사업 체질 개선과 중장기 성장성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SK에코플랜트 본사 입구./사진=SK에코플랜트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2일 진행한 1000억 원 규모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총 9870억 원의 매수 주문을 확보했다. 모집액의 약 10배에 달하는 수요가 몰린 것으로, 회사는 최대 2000억 원까지 증액 발행을 검토할 계획이다. 조달 금액은 모두 기존 회사채 리파이낸싱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번에 발행되는 회사채는 1년물, 1년6개월물, 2년물 등 세 개 트랜치로 구성됐다. 발행 예정일은 오는 30일이며,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을 비롯해 SK증권·한국투자증권·키움증권·하나증권·신한투자증권이 맡았다.

SK에코플랜트의 공모채 흥행은 최근 건설업계가 직면한 자금 조달 환경을 고려하면 더욱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부동산 경기 불황 장기화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전쟁 리스크 등으로 건설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고금리 부담과 미매각 공포가 확산되면서 대부분의 건설사들은 공모채 시장에 접근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상태다. 

실제 올해 상반기 건설채 발행 규모는 약 63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320억 원) 대비 약 39% 감소했다. 롯데건설은 ABS를, 금호건설은 신종자본증권 등 대체 수단을 활용해 유동성을 확충했다. 올해 들어 공모채 시장을 찾은 건설사는 SK에코플랜트와 현대건설이 유일하다.

SK에코플랜트는 앞선 2월 3000억 원 규모 회사채 흥행에 성공한 데 이어 이번 발행에서도 오버부킹을 기록하며 시장의 신뢰를 재확인했다.  

업계에서는 SK에코플랜트가 추진해온 사업 체질 개선 전략을 투자심리를 지탱한 배경으로 꼽고 있다. 반도체·환경·에너지 등 고부가가치 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면서 견조한 중장기 성장성을 증명해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 소재와 인프라를 아우르는 '종합 반도체 서비스 기업'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SK트리켐, SK레조낙 등 SK머티리얼즈 계열 반도체 소재 기업 4곳을 편입하면서 반도체 소재·가스·유통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 반도체 밸류체인 전반을 아우르는 경쟁력을 확보했다.

전략 성과는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SK에코플랜트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4조8997억 원, 영업이익은 931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9.3%, 1261.7% 각각 급증했다. SK하이닉스 반도체 관련 공사와 에센코어 등 주요 자회사 실적 편입 효과가 맞물린 결과다. SK에코플랜트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사업의 핵심 시공사로, 반도체 팹과 지원시설 건설을 맡고 있다.

수익 턴어라운드 흐름은 향후에도 지속될 공산이 크다. SK그룹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투자를 본격화하면서 계열사인 SK에코플랜트가 직접적인 수혜를 누릴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총 800조 원을 투입해 메모리 반도체 팹 4기를 건설하기로 했다. 또 양사는 반도체를 비롯해 기가와트(GW)급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와 로봇 등 미래 산업에 대한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구상이다.

SK그룹은 이미 고부가가치 분야와 관련한 투자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2028년까지 128조 원 이상을 국내에 투자할 계획으로, 최태원 SK 회장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장기적으로 600조 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국내 주택사업도 SK에코플랜트의 '장밋빛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 '드파인'을 앞세워 서울 주요 정비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신반포27차 재건축을 따내면서 강남권에 깃발을 꽂았고, 올해는 신반포20차 재건축도 품에 안았다. 연희동과 노량진뉴타운 등 서울 핵심지 분양도 진행하면서 브랜드 인지도와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각 트렌치에서 모집액을 초과하는 매수 주문을 받은 가운데,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증액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며 "발행금리는 오는 29일 최종 확정될 예정으로, 조달 자금은 회사채 차환 등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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