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현대자동차가 부품 공급 차질과 글로벌 수요 둔화에도 우호적인 환율과 하이브리드차(HEV) 판매 호조에 힘입어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고수익 차종의 생산 차질과 원자재 가격 상승, 인센티브 확대가 겹치면서 영업이익은 20% 넘게 감소했다.
현대차는 23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열고 올해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49조2153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20.8% 감소한 2조8509억 원, 영업이익률은 1.7%포인트 하락한 5.8%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은 11.1% 줄어든 2조8880억 원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올해 2분기 매출 49조2153억원, 영업이익 2조8509억원을 기록했다. 사진은 현대차그룹 사옥./사진=현대차그룹 제공
◆ 생산 차질로 판매 6.9%↓…환율·HEV가 매출 견인
현대차의 2분기 글로벌 도매 판매량은 99만1885대로 전년 동기보다 6.9% 감소했다. 국내 최대 생산거점에 엔진 밸브를 공급하는 부품사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제네시스를 비롯한 고부가가치 차종의 생산이 차질을 빚은 영향이 컸다. 국내 판매는 16.4% 줄어든 15만7647대에 그쳤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은 "국내 공장에 엔진 밸브를 공급하는 부품사 화재로 고부가가치 차종의 생산 차질이 발생해 차종 믹스가 악화됐다"며 "5월 중 대체품 개발과 적용을 마쳤으며, 하반기 생산 확대를 통해 상반기 차질 물량을 만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외 판매는 83만4238대로 4.9% 줄었다. 미국에서는 26만4587대를 판매해 전년보다 0.9% 늘었고, 5개 분기 연속 6%대 시장점유율을 유지했다. 반면 유럽 판매는 주요 신차 출시가 하반기에 집중된 데다 경쟁 심화와 지정학적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10.9% 감소한 14만4000대에 그쳤다.
전동화 차량 판매는 26만6627대로 1.7% 증가했다.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차는 18만7661대로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체 판매에서 하이브리드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역대 최고인 18.9%로 높아졌다. 전기차 판매는 6만9366대로 집계됐다.
판매 감소에도 매출은 종전 최대였던 지난해 2분기 48조2867억 원을 넘어섰다. 하이브리드차 등 고부가가치 차종의 판매 확대와 환율 효과가 매출을 뒷받침했다. 2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1502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 상승했다.
◆ 고수익 차종 감소·비용 증가에 수익성 악화
영업이익은 2조850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8%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7.5%에서 5.8%로 낮아졌다. 다만 지난 1분기 영업이익률 5.5%와 비교하면 0.3%포인트 개선됐다.
매출원가율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보다 1.1%포인트 오른 82.2%를 기록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과 인플레이션으로 플라스틱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서 약 4000억 원의 비용 증가 요인이 발생했다. 현대차는 재료비 절감 등을 통해 이 가운데 절반가량을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영업이익 증감 요인 가운데 환율은 2380억 원의 개선 효과를 냈지만 판매 감소로 5420억 원, 믹스 악화와 인센티브 증가로 약 5700억 원의 감소 효과가 발생했다. 고수익 차종의 생산 차질과 주요 시장의 인센티브 확대가 수익성을 끌어내린 반면, 하이브리드차 판매 비중 확대는 일부 부담을 상쇄했다.
미국 관세 부담도 이어졌다. 현대차가 올해 2분기 납부한 관세는 약 9000억 원으로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다만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관세 납부액이 각각 약 1조8000억 원과 1조5000억 원이었던 만큼 올해 하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관세 영향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 생산 정상화·신차 투입…수익성 목표 유지
현대차는 하반기 생산 정상화와 신차 출시를 통해 실적 회복에 나설 방침이다. 국내에서는 최근 출시한 '더 뉴 그랜저'의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를 확대하고, 아반떼 완전변경 모델과 제네시스 신차 등을 잇달아 선보일 예정이다.
유럽에서는 중국 전기차 업체에 대응할 소형 전기차 '아이오닉 3'를 연내 출시한다. 아이오닉 3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하반기 유럽에서 2만 대 이상 판매한다는 목표다. 투싼 신형도 4분기 투입할 예정이다. 다만 신차 출시가 연말에 집중된 만큼 올해 유럽 판매 목표를 모두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는 올해 매출 성장률 1.0~2.0%, 영업이익률 6.3~7.3%의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유지했다. 다만 연간 도매 판매 목표인 415만8300대는 생산 차질과 유럽 시장 부진 등의 영향으로 다소 밑돌 가능성을 열어뒀다. 구체적인 전망은 다음 달 말 열리는 'CEO 인베스터 데이(CID)'에서 공개할 계획이다.
이 본부장은 판매 대수가 연간 목표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하이브리드차 등 고부가가치 차종의 판매 비중을 높여 매출과 영업이익률 목표를 달성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을 지속해 3분기와 4분기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