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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조선, SMR·해상 데이터로 ‘초격차’…“중국 추격 따돌린다”

입력 2026-07-24 14:07:36 | 수정 2026-07-24 14:07:24
김동하 기자 | rlacogk@mediapen.com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글로벌 조선 시장 패러다임이 격변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에서 중국의 맹추격이 거세지는 가운데 국내 조선업계는 단순 선박 건조를 넘어 소형모듈원전(SMR)과 해상 데이터센터를 아우르는 미래 해양 플랫폼으로 밸류체인을 전환하고 있다.

2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는 AI(인공지능) 시대 글로벌 전력난과 탄소중립 흐름에 발맞춰 해상 원전 및 차세대 인프라 구축을 생존 전략으로 삼고 기술 선점에 돌입했다.

국내 조선업계가 SMR과 해상 데이터센터를 아우르는 미래 해양 플랫폼으로 밸류체인을 전환하고 있다. 사진은 HD한국조선해양이 공개한 1만5000TEU급 SMR 추진 컨테이너선 조감도./사진=HD한국조선해양 제공



◆ 중국 고부가가치 선박 맹추격…밸류체인 대전환

최근 조선 시장의 화두는 중국의 기술 추격이다. 과거 범용 상선 위주였던 중국 조선업계는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LNG 운반선 시장까지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 수주 공식만으로는 장기적인 흑자 구조와 생존을 담보하기 어려운 한계에 직면했다.

위기감 속에서 AI 산업의 폭발적 성장은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했다. 글로벌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건립 경쟁으로 막대한 전력 수요가 발생하며, 차세대 전력원으로 SMR이 급부상했다. 특히 주민 수용성 문제에서 자유로운 해상 SMR과 부유식 데이터센터(FDC)는 국내 조선업계가 해양플랜트 건조 역량을 발휘할 최적의 신시장으로 평가받는다.

이에 따라 K-조선의 핵심 밸류체인은 블록 조립 중심에서 원자력 공학, 첨단 IT 인프라 설계 등을 포괄하는 융복합 엔지니어링 생태계로 진화하고 있다. 해상 부유체 위에 소형 원자로를 얹고, 전력을 바다 위 데이터센터에 공급하는 인프라 구축이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단순 해상 운송 수단 제작자를 넘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핵심 플랫폼 사업자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다.

◆ HD현대·삼성중공업…원전 주도권 확보 전략

해상 원전 시장 선점을 위한 국내 조선업계의 접근 방식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HD현대는 원전 핵심 기자재 제작부터 원자력 추진선 개발에 이르는 원전 생태계 전반으로 밸류체인을 수직·수평 확장하는 톱다운 전략을 선택했다. 미국 원전 기업 테라파워와 나트륨 원자로 핵심 설비 공급 합의서를 체결하며 SMR 공급망 내 제조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HD현대의 행보는 원자력 추진선 분야에서도 전개되고 있다.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SMR 적용 원자력 추진 컨테이너선의 개념설계 기본인증을 획득했다. 글로벌 인프라 기업 슈나이더 일렉트릭, 미국 최대 EPC 기업 키윗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부유식 데이터센터 인프라 공동 개발에 나서며 북미 빅테크 진출 기반을 다졌다.

반면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부문 EPC 역량을 바탕으로 특정 원자로 노형에 구애받지 않는 '표준 플랫폼' 독자 기술 개발에 집중했다. 미국 원전 설계 기업 사전트앤드런디와 협력해 다양한 사양의 원자로를 유연하게 탑재할 수 있는 범용 부유식 소형모듈원자로(FSMR)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글로벌 원전 생태계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자사의 해상 플랫폼 안으로 종속시키려는 포석이다.

◆ 한화오션 포트폴리오 다각화 및 차세대 인프라 과제

한화오션은 방산 역량을 접목한 미래 선종 중심의 밸류체인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AI 방산기업 해벅 AI 등과 손잡고 2027년 양산 예정인 무인수상정(MUSV) 사업 밸류체인에 뛰어들었다. 차세대 무탄소 해운 시장의 기준이 될 암모니아 추진 선박 및 액화이산화탄소(LCO₂) 운반선 개발을 병행하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환경 규제에 대응하고 있다.

다만 첨단 해상 SMR이 대규모 상업 발주로 직결되기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획기적인 기술 발전에도 불구하고 원자력 안전성에 대한 검증, 방사능 우려에 따른 항만 규제, 국제해사기구(IMO)의 복잡한 인허가 절차 등 제반 인프라가 걸음마 단계다. 초기 시장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투자와 산학연 협력 생태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풍부한 자본을 무기로 고부가 선박 시장까지 파고드는 상황에서 단편적인 선가 경쟁력만으로는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며 "SMR과 부유식 데이터센터 등 첨단 해상 플랫폼 능력을 조기에 확보하고 글로벌 원천 기술 기업과 공고한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것만이 초격차를 유지할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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