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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은 AI 총력전인데… 한국은 '원팀 거버넌스' 과제

입력 2026-07-24 14:36:28 | 수정 2026-07-24 14:40:51
배소현 기자 | kei_05219@mediapen.com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미·중 AI 패권 경쟁이 산업과 외교, 국제 질서 전반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한국도 AI 정책 실행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독자 AI 모델과 국가 그래픽처리장치(GPU), 피지컬 AI 등 대형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지만 핵심 컨트롤타워 공백과 부처별 협의체 운영이 이어지면서 정책 일관성을 확보하는 일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미·중 AI 패권 경쟁이 산업과 외교, 국제 질서 전반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한국도 AI 정책 실행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AI 이미지



2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은 AI 기술 경쟁을 넘어 산업 육성과 수출통제, 국제 표준, 신흥국 협력까지 영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저비용·고성능 모델과 오픈소스 생태계를 앞세워 개발자와 신흥국 시장을 끌어들이는 한편, 러시아와 브라질 등 다수 국가가 참여하는 국제 협력 기구를 통해 별도 AI 질서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도 첨단 AI 모델과 반도체를 국가 안보 자산으로 다루며 중국 견제를 강화하고 있다. 자국 AI 기업의 기술 보호와 모델 안전성 검증, 수출통제를 함께 확대하면서 산업 진흥과 안보 규제를 동시에 추진하는 흐름이다. 글로벌 AI 경쟁이 기술 성능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국가 전략의 영역으로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한국 정부도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기본법 시행을 비롯해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국가 GPU 공급, 전 국민 대상 국산 AI 서비스인 '모두의 AI', 피지컬AI 실증 사업 등을 잇달아 추진하고 있다. 연구개발과 컴퓨팅 인프라, 공공 서비스, 제조 현장 확산, 안전 규제를 아우르는 대형 사업이 동시에 집행 단계에 들어선 셈이다.

문제는 이를 하나의 전략으로 묶을 지휘축이 충분히 작동하고 있느냐는 점이다.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과 국가AI전략위원회 상근 부위원장 자리가 장기간 비어 있는 가운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 행정안전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여러 부처가 각자의 역할과 사업을 맡고 있다. 정책 책임자 공백이 길어질수록 사업 간 우선순위와 예산 배분, 규제 기준을 일관되게 조정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컨트롤타워 공백에 협의체도 분산… 실행력 확보 과제

부처별로 운영되는 협의체와 얼라이언스가 늘어나는 점도 과제로 꼽힌다. 피지컬 AI 분야에서는 과기정통부가 관련 얼라이언스를 운영하고 산업부도 제조 AX 중심의 별도 협의체를 가동하고 있다. 부처별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참여 기업과 사업 범위가 겹칠 경우 예산과 성과, 기업 유치를 둘러싼 역할 조정이 복잡해질 가능성도 있다.

특히 AI 정책은 연구개발과 산업 확산의 경계를 나누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부처 간 협업 수준이 성과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AI 모델 개발과 데이터 확보, 로봇·설비 적용, 공공 서비스 도입, 개인정보 보호와 안전성 검증이 서로 연결돼 있어 한 사업의 의사결정이 다른 정책에도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정부가 대규모 예산과 사업을 확보하더라도 실행 조직과 조정 체계가 분산되면 정책 속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업별 목표와 평가 기준이 다르게 설정되거나 유사한 지원 사업이 중복될 경우 기업 입장에서는 어느 부처의 기준과 일정에 맞춰야 할지 혼선이 생길 수 있다. AI 기본법 시행 이후 세부 규제와 산업 지원 정책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도 부처 간 일관된 메시지가 중요해졌다는 의견도 나온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이 국가 AI 정책을 중심에서 이끌고 있지만 대통령 참모와 국가AI전략위원회 상근 책임자의 역할까지 모두 대신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부처 간 조정과 사업 집행은 물론 외교와 통상, 안보 현안까지 동시에 다뤄야 하는 만큼 기술과 산업을 넘어 국가 전략 전반을 조율할 별도 지휘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후임 인선을 서두르는 것과 함께 각 부처와 위원회에 흩어진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정리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컨트롤타워를 채우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요 AI 사업의 우선순위와 역할 분담, 성과 평가를 하나의 체계로 연결해야 정책 일관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내 한 관계자는 "AI 사업은 연구개발과 인프라, 제조, 공공 서비스, 규제가 동시에 맞물려 돌아가는 구조"라며 "기업 입장에서는 어느 부처가 사업을 담당하냐 보다도 정책 방향과 지원 기준이 일관되게 이어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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