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기아가 글로벌 자동차 산업수요 감소에도 올해 2분기 역대 최다 판매와 최대 매출을 동시에 달성했다. 전기차(EV)와 하이브리드차(HEV) 판매가 큰 폭으로 증가하며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다만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인센티브가 늘고 판매보증충당부채 환평가 부담까지 겹치면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
기아는 24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열고 올해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2.6% 증가한 33조37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4.9% 감소한 2조6285억 원, 영업이익률은 1.4%포인트 하락한 8.0%로 집계됐다. 세전이익은 2.3% 늘어난 3조681억 원, 당기순이익은 2.6% 증가한 2조3278억 원을 기록했다.
기아가 2분기 매출 33조370억 원, 영업이익 2조628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6%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4.9% 감소했다. 사진은 현대차그룹 사옥./사진=현대차그룹 제공
◆ 산업수요 감소에도 최다판매…전동화차 비중 35% 돌파
기아의 2분기 글로벌 도매판매는 85만1639대로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국내 판매는 15만4816대, 해외 판매는 69만6823대로 각각 전체 판매의 18.2%와 81.8%를 차지했다. 소매 지표인 글로벌 현지판매는 5.8% 증가한 83만9000대로 집계됐다.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과 중국 시장의 구매심리 위축 등으로 글로벌 산업수요가 3.8% 감소한 상황에서 거둔 성과다. 국내 현지판매는 EV3와 EV5, PV5 등 전기차 판매 확대에 힘입어 8.6% 증가했다. 미국은 텔루라이드 신차 효과와 스포티지·쏘렌토 등 주력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판매 호조로 2.8% 늘었다.
서유럽 판매는 EV2·EV4·EV5·PV5 등 전기차 신차 효과로 12.9% 증가하며 현지 자동차 시장 성장률인 4.8%를 웃돌았다. 이에 따라 기아의 2분기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3.7%에서 4.0%로 높아졌다. 상반기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인 4.0%를 기록했으며, 중국을 제외하면 5.0%에 달했다.
전동화 차량 판매는 29만6000대로 60% 증가했고,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1.9%포인트 상승한 35.3%로 확대됐다. EV 판매는 88.4% 늘어난 11만 대, HEV 판매는 61.0% 증가한 17만8000대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에서는 HEV 판매가 151.6% 늘어난 6만6000대로 집계되면서 전체 판매 중 HEV 비중이 29.6%까지 높아졌다.
◆ 인센티브·환평가에 수익성 하락…영업이익 4.9% 감소
매출은 판매 증가와 미국·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의 전동화차 판매 확대,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에 힘입어 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ASP는 전년 동기 대비 7.9% 상승한 4110만 원, 국내 ASP는 2.8% 오른 3620만 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영업이익은 가격·인센티브 요인으로 7230억 원, 판매 믹스 변화로 1780억 원, 판매보증충당부채 환평가로 3720억 원 감소했다. 판매 증가에 따른 3150억 원과 비용 절감 효과 1530억 원, 환율 효과 6690억 원이 이를 일부 상쇄했다.
환율 상승은 해외 판매 실적의 원화 환산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했지만, 외화로 설정된 판매보증충당부채의 원화 환산 부담을 키웠다. 기아는 실제 현금 지출이 아닌 판매보증충당부채 환평가 영향을 제외하면 2분기 영업이익을 2조7000억 원 수준으로 추산했다.
매출원가율은 인센티브 확대와 미국 관세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포인트 오른 81.7%를 기록했다. 관세 영향을 제외한 매출원가율은 79.2%였다. 판매관리비율은 연구개발비와 기타 판매관리비 비중 감소로 0.3%포인트 개선된 10.3%로 나타났다.
기아는 컨퍼런스콜에서 미국의 대당 인센티브가 전년보다 약 400달러, 유럽은 1000유로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유럽에서는 중국 업체와의 가격 격차를 줄이고 대중화 전기차의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가격 조정과 인센티브 지원을 시행했다. 다만 하반기 인센티브가 현재보다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 하반기 신차·고수익 시장 성장으로 가이던스 달성 추진
기아는 하반기 판매 확대와 비용 절감을 바탕으로 연간 영업이익 10조2000억 원과 영업이익률 8.3%의 기존 가이던스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4조8336억 원, 영업이익률은 7.7%로 집계됐다.
회사 측은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주요 시장의 판매 성장과 고수익 차종의 공급 확대가 하반기 수익성을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 실적에 부담을 준 인센티브와 판매 믹스, 원재료비 역시 하반기에는 추가로 악화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에서는 EV3·EV5 등 대중화 전기차와 PV5 판매를 확대하고, 미국에서는 텔루라이드 생산능력을 늘릴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생산하는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도 하반기부터 고객에게 인도한다. 유럽에서는 EV2·EV4 현지 생산과 함께 셀토스 하이브리드와 K4 하이브리드를 출시한다.
기아는 유럽에서 전기차 판매 확대로 단기적인 믹스 부담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지만, 하이브리드차 판매와 수익성이 함께 개선되고 있어 하반기 추가적인 믹스 악화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원가 경쟁력 강화와 전기차 수익성 개선을 통해 내연기관차·하이브리드차와의 수익성 격차를 줄일 계획이다.
정성국 기아 IR·전략투자담당 전무는 "앞으로도 고부가가치 차량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과 다각도의 비용 절감 노력을 통해 견조한 이익체력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