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크래프톤이 대표작 '배틀그라운드'와 신작 '서브노티카2'의 흥행을 앞세워 국내 게임업계 최초의 분기 매출 1조 원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반면 넥슨·넷마블·카카오게임즈 등 주요 게임사는 신작 효과 둔화와 비용 부담으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면서 올해 2분기는 크래프톤 독주와 나머지 게임사의 부진이 뚜렷하게 엇갈릴 전망이다.
배틀로얄 게임 'PUBG: 배틀그라운드'/사진=크래프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9일 크래프톤을 시작으로 넥슨,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2분기 실적을 순차적으로 발표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크래프톤의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컨센서스는 1조1927억 원, 영업이익은 367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0.2%, 49.2% 증가할 전망이다. 당기순이익은 2008억 원으로 1195.5%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서브노티카2' 쌍끌이…다중 IP 시대 본격화
크래프톤의 호실적을 이끈 배경에는 대표 IP인 배틀그라운드의 꾸준한 흥행과 함께 지난 5월 얼리액세스로 출시된 신작 서브노티카2의 성공이 자리하고 있다. 서브노티카2는 출시 첫날 100만 장을 판매한 데 이어 12시간 만에 200만 장, 닷새 만에 400만 장을 돌파했으며 6월 초에는 누적 판매량 500만 장을 넘어섰다. 미래에셋증권은 서브노티카2가 2분기에만 약 2300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했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출시된 AI(인공지능) 협동 공포게임 '미메시스'도 글로벌 누적 판매량 200만 장을 돌파하며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증권가에서는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증권은 배틀그라운드의 견조한 성장세를 반영해 크래프톤의 2분기 매출을 1조2740억 원, 영업이익을 4702억 원으로 전망했다. NH투자증권 역시 매출 1조3300억 원(전년 대비 101.5% 증가), 영업이익 4329억 원(75.9% 증가)을 예상하며 PC 부문 매출만 4858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던 '단일 IP 의존' 우려가 신작 흥행을 계기로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평가다. 크래프톤은 다음 달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게임스컴 2026에서 '노 로우', '프로젝트 제타', '에이지 트위스터', '타래: 언바운드'를 비롯해 PUBG스튜디오의 미공개 신작 등 총 5종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다중 IP 체제가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가 하반기 최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넥슨·넷마블 '수익성 둔화'…카카오·펄어비스는 엇갈린 행보
크래프톤과 달리 다른 주요 게임사들은 수익성 둔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넥슨은 회사 스스로도 보수적인 실적 전망을 제시했다.
이정헌 넥슨 대표는 "2분기는 2026년 중 가장 어려운 시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넥슨이 제시한 가이던스는 매출 1070억~1197억 엔으로 전년 대비 -10%~1%, 영업이익은 161억~253억 엔으로 -57%~-33% 수준이다. 중국 시장에서 던전앤파이터 PC·모바일 매출이 감소한 데다 마비노기 모바일 출시에 따른 기저효과가 겹쳤고 마케팅비와 인건비 증가, 중국 모바일게임과의 경쟁 심화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넷마블 역시 실적 둔화가 예상된다. 시장 컨센서스는 매출 7338억 원(전년 대비 2.3% 증가), 영업이익 901억 원(10.9% 감소), 순이익 1238억 원(22.7% 감소)으로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4.09%에서 올해 12.28%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메리츠증권은 구로 지타워 세일앤리스백에 따른 임대수익 감소와 리스 비용 증가를 반영해 영업이익을 797억 원(21.2% 감소)으로 추정했고 하나증권도 투자금 회수 지연과 마케팅 비용 확대를 이유로 778억 원(23% 감소)을 제시했다. 상반기 출시한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과 '몬길: 스타다이브' 등 신작이 기대만큼의 흥행 성과를 내지 못한 점도 실적 둔화의 배경으로 꼽힌다.
카카오게임즈와 펄어비스는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1분기 매출 829억 원, 영업손실 255억 원을 기록하며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2분기에는 신작 출시 효과가 반영되기 시작하지만 실제 이용자 확보와 매출 순위 안착 여부가 실적 개선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반면 펄어비스는 1분기 '붉은사막' 흥행에 힘입어 매출 3285억 원(전년 대비 419.8% 증가), 영업이익 2121억 원(2584.8% 증가)으로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2분기에는 출시 초기 판매 효과가 점차 약화될 가능성이 있어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가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2분기는 단순히 신작 출시 여부보다 실제 판매량과 이용자 잔존율이 실적을 좌우하는 시기"라며 "크래프톤의 실적이 일회성 신작 효과에 그칠지 아니면 다중 IP 성장의 출발점이 될지가 하반기 국내 게임업계 실적 흐름을 가늠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