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배소현 기자] 인공지능(AI) 경쟁이 네트워크 인프라로 확대되면서 정부와 통신3사가 협력 체계 구축에 나섰다. 정부는 통신사를 기존 통신서비스 사업자라기 보다도 'AI 인프라·플랫폼 기업'으로 규정하고 차세대 네트워크 투자와 규제 개선을 함께 추진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AI 시대 국가 경쟁력이 컴퓨팅 자원뿐 아니라 이를 연결하는 네트워크 역량까지 좌우하는 만큼 정부와 통신사의 협력이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과 SK텔레콤(SKT), KT, LG유플러스 대표가 참석한 간담회를 열고 AI 기반 네트워크 고도화와 미래 통신 인프라 투자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배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통신사가 AI가 산업과 일상 전반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와 산업 현장을 연결하는 AI 인프라·플랫폼 기업으로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서비스 확산에 맞춰 네트워크를 고도화하고 관련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 국가 AI 경쟁력의 핵심 기반이라는 의미다.
통신3사도 각각 차세대 네트워크 전략을 공개했다. SKT는 AI-RAN과 6G를 중심으로 한 미래 네트워크 청사진을 제시했고, KT는 해저케이블 용량 확대와 육양국 다변화, 저궤도 위성통신 경쟁력 확보 계획을 발표했다. LG유플러스는 연내 5G 단독모드(SA) 구축과 AI 기반 자율운영 네트워크 구현 계획을 소개하며 AI 시대에 대응한 네트워크 경쟁력 강화 의지를 밝혔다.
이 같은 투자는 AI 시대 국가 네트워크 경쟁력과도 직결된다. AI 서비스 이용이 늘어날수록 대규모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AI 데이터센터(AIDC)와 클라우드, 단말기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네트워크 중요성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AI 인프라 경쟁이 컴퓨팅 자원 확보를 넘어 이를 효율적으로 연결하고 운영하는 네트워크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정부 지원도 확대… AI 인프라 투자 기반 마련
정부도 민간 투자 확대를 뒷받침하기 위한 지원에 나선다. 다음달부터 통신3사와 함께 민관 협의체를 출범시켜 네트워크 투자와 통신 규제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연내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민관 협의체에서는 AI 데이터센터와 네트워크 투자 과정에서 제기되는 제도 개선 과제도 함께 다뤄질 전망이다. 업계는 AI 데이터센터 인허가 절차 개선과 투자세액공제 확대, 해저케이블 투자 지원, 신기술에 대한 공공 수요 창출 등이 AI 인프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핵심 과제로 보고 있다. 정부 역시 관련 제도 개선과 투자 지원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 4월 첫 CEO 간담회의 연장선에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당시 논의했던 데이터 안심옵션(QoS) 확대와 요금제 개편, 긴급구조 통신 우선전송 등은 단계적으로 시행되고 있으며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협의체도 운영되고 있다. 정부와 통신3사는 앞으로 분기별 CEO 협의체를 통해 AI 투자와 정보보호, 네트워크 정책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통신3사는 이달 중 생활 밀접형 제휴 혜택 확대와 청년·취약계층 대상 추가 요금 혜택 등 민생 지원 방안도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간담회의 핵심은 단기적인 통신비 지원보다 AI 시대 국가 네트워크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 기반 마련에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통신3사의 투자 무게도 AI 데이터센터와 차세대 네트워크로 쏠리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와 AI 서비스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네트워크 투자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면서 통신사들도 지원금 경쟁보다 AI 기반 사업 확대에 역량을 집중하는 분위기다.
업계 내 한 관계자는 "AI 시대에는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연결하는 네트워크 역량까지 함께 갖춰져야 한다"며 "정부와 통신사가 투자와 제도 개선을 함께 논의하는 협력 체계가 본격화됐다는 점에서 국가 AI 인프라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배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