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여름 휴가철이 절정에 달하는 8월, 극장가는 가히 '거인들의 전쟁터'다. 오는 7월 29일 사전 예매 신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는 톰 홀랜드 주연의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가 포문을 열고, 뒤이어 8월 5일에는 맷 데이먼이 이끄는 거대 SF 서사시 '오디세이'가 연타석으로 국내 극장가를 공습한다. 이름만으로도 숨이 턱 막히는 수천억 원대 할리우드 초대형 블록버스터의 연속 등판이다.
체급부터 압도적인 이 막강한 융단폭격 속으로 당당히 걸어 들어가는 두 명의 한국 여성이 있다. 1969년생 엄정화와 1970년생 이정은이다. 자본과 스케일의 무지막지한 폭풍우 속에서 이들이 보여주는 유쾌하고 단단한 '똥배짱'은 그 자체로 8월 극장가 최고의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8월 극장가, 엄청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종횡무진하는 속에서 그 틈새를 노리는 한국 아줌마들의 특별한 영화가 관심을 모은다. 사진 왼쪽은 엄정화의 '오케이 마담 2', 오른쪽은 이정은의 '경주기행'/사진=CGV 픽처스, 롯데 엔터테인먼트 제공
먼저 8월 12일 출격표를 던진 엄정화는 영화 '오케이 마담 2'로 극장가에 통쾌한 사이다 폭탄을 던진다. 전편에서 꽈배기 맛집 사장이자 전직 특수요원 미영으로 분해 시원한 액션 쾌감을 안겼던 엄정화는, 이번 신작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고강도 타격감 액션과 특유의 능청스러운 코미디를 선보인다.
세월을 거스르는 정교한 액션 훈련과 베테랑다운 아우라는 거대한 외화 신작들 사이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는 확실한 흥행 무기다.
뒤이어 8월 26일에는 이정은이 영화 '경주기행'을 통해 특유의 깊은 울림과 내공으로 맞불을 놓는다. '경주기행'은 막내딸을 앗아간 가해자에 대한 복수를 위해 경주로 떠나는 어머니와 세 딸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수많은 작품에서 독보적인 생활 밀착형 연기와 서스펜스를 자유자재로 넘나들었던 이정은은 이번 작품에서 묵직하면서도 뜨거운 모성애와 서사를 이끌며 관객들의 심금을 울릴 예정이다.
어느덧 50대 중반의 나이, 거창한 CG나 천문학적인 제작비 대신 단단한 내공과 관객의 마음을 읽는 연기력으로 무장한 두 사람이다. 자본의 논리로만 치환하면 무모한 도전처럼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삶의 굴곡을 연기로 승화시켜 온 '한국 아줌마'들의 당찬 내공은 거대한 화려함 뒤에 숨은 허점을 파고드는 강력한 무기이기도 하다.
톰 홀랜드의 화려한 와이어 액션과 맷 데이먼의 광활한 영웅 서사 속에서, 엄정화의 날카로운 발차기와 이정은의 깊은 눈빛이 선사할 한국 영화 특유의 매운맛은 결코 가볍지 않다. 할리우드의 거대 공룡들에 맞서 '아줌마의 힘'을 보여줄 두 베테랑 배우의 당당한 릴레이 출격에 영화 팬들의 따뜻한 응원이 쏟아지는 이유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